온라인 서점 예스24와 LG텔레콤이 법적 분쟁에 휘말리게 됐다.
예스24는 LG텔레콤과 맺었던 '오즈 도서팩' 서비스 제휴와 관련해 LG텔레콤에 대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불공정거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겠다고 15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 날 오전 9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소장을 접수했으며 넥스트로법률사무소의 박진식 변호사를 선임해 본격적인 법정싸움 태세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LG텔레콤 측은 오히려 예스24의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인해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면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법정 공방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예스24 "대기업 우월적 지위 활용해 손해 전가"
양 측의 주장은 팽팽하다.
예스24는 계약 조건에도 있는 손실보전 내용에 대해 LG텔레콤이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해 결국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하는 데 반해 LG텔레콤 측은 공동의 계약인 만큼 책임도 공동으로 져야 하는데, 무조건 손해를 물어내라며 억지 주장을 하다 결국 일방적 계약 파기로 LG텔레콤 측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는 것이다.
먼저 예스24 측의 주장은 이렇다.
예스24는 당초 서비스 시행으로 인한 손실 우려를 LG텔레콤 측에 수차례 제기했지만 LG텔레콤 측에서 "통상 서비스 쿠폰 이용률은 30%를 넘지 않는다"며 예스24를 회유했다고 주장했다.
김진수 예스24 대표는 "오즈 도서팩 서비스를 지속할 경우 약 10억 원 이상의 손실이 추정돼 사전에 재차 협상을 요청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즈 도서팩 서비스는 이같은 우려를 안은 채 그대로 시행됐고, 서비스 개시 후 쿠폰 이용률이 60%를 상회하면서 예스24의 손실이 급격하게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 김 대표의 주장이다.
이에 예스24 측은 계약 조건에 의거, 손실 보전을 위한 재 협상을 LG텔레콤 측에 요청했지만 LG텔레콤이 당시 추진하고 있던 통신계열 3사 통합을 이유로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것이다.
되려 LG텔레콤은 협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자 예스24 측에 공문을 보내 '구멍가게도 아니고', '고객을 두려워하는 상인이 되십시오.' 등의 무례한 문구를 사용하면서 약자인 중소기업을 위협했다고 이 회사는 주장했다.
소송을 담당하게 된 박진식 변호사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업력과 고객을 이용해 마케팅 활동을 벌이면서도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제휴사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하는 입장을 취한 사건"이라면서 "대기업의 무책임한 영업 형태에 책임을 묻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LGT "일방 파기로 외려 4억원 손해"
LG텔레콤 측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 회사 관계자는 "공동의 계약에는 공동의 책임도 따르는 법인데, 이제 와 일방적인 책임 전가를 한다는 것은 상식 이하의 일"이라고 잘라말했다.
당초 오즈 도서팩 서비스를 양사가 공동으로 론치할 때는 예스24 입장에서도 LG텔레콤 가입자들에게 자사를 홍보하고 인지도를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었고, LG텔레콤 역시 고객에게 보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어 상호 이익을 위해 제휴를 맺게 됐다는 것.
하지만 막상 손실이 발생하자 일방적으로 이를 LG텔레콤 측에 떠 넘기면서 '무조건 배상하라'는 막무가내 협상 태도로 일관해 오히려 LG텔레콤 측에서 협상을 진행하기가 어려웠다는 것이 이 회사의 주장이다.
이 관계자는 "서비스 이용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게 나온 것은 상호간의 판단미스였다. 하지만 공동의 계약이었기에 공동의 책임 또한 수행하고자 LG텔레콤은 손실 보전에 대해 협의하려고 했고, 또 어느정도 손실 보전액에 대해 1차 합의까지 한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예스24측에서 갑자기 태도를 바꿔 "그동안 손해 본 것을 모두 갚아내라"는 식으로 우겼고, 결국 LG텔레콤 역시 협상을 결렬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더구나 예스24가 지난 2월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한데 이어 갑작스럽게 서비스마저 중단해 LG텔레콤과 이용 고객들에게 큰 손해를 입혔다는게 이 회사의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즈 도서팩 가입자는 2만여명 정도인데, 해당 고객들에게 갑작스러운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고객 피해를 사과하기 위해 무료통화권 2만원씩을 배상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단순 금액으로도 4억원이라는 큰 금액이지만, 무엇보다 LG텔레콤의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잃게 된 점과 이로 인한 기업 이미지의 훼손은 측량하기 힘든 손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일방적 계약 파기로 인한 손해배상은 오히려 우리가 청구해야 할 판"이라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맞대응을 위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툼은 왜 일어났나
분쟁의 개요는 이렇다. LG텔레콤과 예스24는 지난 2009년 5월 8일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7월 13일부터 '오즈 도서팩' 서비스를 공동으로 개시했다.
해당 서비스 가입자가 4천원 짜리 쿠폰을 구입하면 예스24 사이트에서 1만원 상당의 도서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제휴 내용이었다.
양 사는 쿠폰 사용률이 30% 내외 일 것으로 예상하고 서비스를 진행했으나 이용률이 이를 상회하자 예스24 측의 손실이 누적되기 시작했다.
서비스 이용률에 대한 예측이 빗나간 상황에서 양 측은 손실 최소화를 위한 보전 협상을 진행했지만 원활치 못했던 것이 문제다.
최대한 손실금을 받아내려던 예스24측과 이를 방어하려던 LG텔레콤 측의 입장이 팽팽이 맞서면서 협상이 무위로 돌아갔던 것.
이에 예스24측은 2010년 2월24일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3월 8일부터 도서쿠폰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와함께 예스24는 4월 15일 변호사를 선임해 그간의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거래에 대한 내용으로 LG텔레콤을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LG텔레콤 역시 사내 법무팀을 가동, 즉각 맞대응 방침을 밝혀 법정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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