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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번호 통합, 시장 자율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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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부대책 마련…이통 3사 입장달라 혼란 예상

정부가 010 번호 통합 문제를 시장 자율에 대해 맡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자율적'으로 통합을 이끌어야 할 통신3사의 입장이 서로 달라 시장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16일 '010 번호통합 정책토론회'를 열고 010 가입자가 80%를 돌파한 시점에서 나머지 01X 번호 이용자의 통합 방안에 대해 시민단체 및 전문가, 사업자들과 함께 논의했다.

이 날 토론회에서 방통위와 KISDI 측은 정부가 번호에 대한 규제를 가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010 번호통합 정책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정부는 소비자 자산으로 볼 수도 있는 번호를 강제로 통합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만큼 소비자의 권익과 편의를 충분히 존중하면서 자율적으로 통합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방통위 통신자원정책과 박준선 과장은 "010 번호 가입자가 80%가 되는 시점에서 시장 환경과 이용자 및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전체 번호 통합에 대한 세부 대책을 마련, 전환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강제적으로 통합하겠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일"이라고 못박았다.

박 과장은 또 "정부는 번호통합 정책을 위해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구체적 로드맵이 필요하고 사업자와 이용자 역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해 각계의 의견을 충분하게 수렴한 세부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SK텔레콤, KT, LG텔레콤 3사 역시 "정책의 신뢰성과 시장의 혼선을 막기 위해서라도 번호통합 정책은 지속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통 3사 입장차 커 혼란

하지만 통신 3사는 번호통합 정책을 유지하는데는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세부 방안에 대해서는 입장차를 분명히 했다.

이처럼 자율적인 번호 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야 할 통신 3사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시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자사 011, 017 가입자 보호를 위해 "시점을 못박지 말고 01X 번호 이용자가 50만명 이하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점진적 통합을 주장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이 회사 하성호 상무는 "현재까지 남은 가입자는 자신의 번호에 굉장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며 "2012년, 2013년 같은 시점을 못박는 것이 아니라 설득이 가능한 인원인 50만명이 되는 수준에서 본격적인 통합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경쟁사인 KT와 LG텔레콤의 입장은 다르다.

KT 공성환 상무는 "공정 경쟁 환경 조성을 위해 번호이동 및 번호 통합 등의 정책을 취해왔는데, KT가 2G가 아닌 3G 망으로만 서비스할 경우 남은 2G 가입자가 모두 특정회사로 몰려 공정 경쟁 환경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LG텔레콤 김형곤 상무 역시 "점진적 통합을 하는 동안 번호를 바꾼 이용자들이 자신의 번호를 알려야 되는 불편을 겪고 있는데, LG텔레콤은 이미 시스템적으로 이같은 서비스를 일시에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며 "만약 번호통합을 단행한다면 일시에 시행하는 것도 방법"이라는 주장을 폈다.

번호통합으로 인한 이용자 불만 해소를 위한 대책 역시 통신사별로 천차만별이었다.

KT 측은 010으로 번호를 바꾸더라도 그 동안 사용하던 01X 번호를 휴대폰에 표시하자며 "이런 대안을 통해 번호통합 정책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SK텔레콤 측은 "번호변경을 했더라도 010이 아닌 01X로 표시가 되면 전화를 건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010이 아닌 01X번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사실상 번호통합 정책을 하지 말자는 얘기"라며 즉각 비판했다.

방통위 박준선 과장 역시 "기존 번호 변경자들의 역차별 이슈가 대두될 수 있고 정책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소비자는 배제한채 사업자들과 정책 논의?

이날 토론회는 또 소비자를 대변하는 측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이 할애돼 이해당사자들만 목소리를 낸 형국이 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토론자로 참석한 시민단체 YMCA의 통신담당 임은경 팀장은 통신3사와 정부 정책, 전문가들의 전망 등을 모두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 행사의 토론자임에도 초청장도 받지 못했다"면서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청중들도 모두 이해관계자일뿐, 실제 이 문제의 당사자인 소비자들은 토론회 개최 여부도 몰라 의견개진 기회조차 빼앗겼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임 팀장은 "정부와 전문가들이 누차 '급변하는 통신환경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주장이나 '번호정책은 보수적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에 공감하기 때문에 더더욱 통합하지 말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방통위 박준선 과장은 "기존 01X 번호 이용을 원하는 소비자의 요구와 이미 010으로 변경한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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