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수도권 위성도시 역세권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 준비중인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시공사가 선정한 은행에서 집단대출에 무려 CD+3.3%의 금리를 제시한 것. 얼마 전까지만 해도 2% 중반 수준이었던 가산금리가 그 새 또 뛰어오른 것이다.
반면 A씨의 바로 옆 대단지에 A씨보다 1년 먼저 분양을 받은 B씨의 경우 집단대출 금리는 CD금리+0.5%에 불과하다. 현 CD금리 2.42%를 감안하면 대출 금리가 2.92%에 불과하다.
도로 하나 사이를 두고 입주 시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셈이다. 이유는 바로 CD금리와 가산금리간의 미묘한 관계에 있다.
이처럼 최근 집단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해 1년 전보다 높은 가산금리를 물고 입주하는 입주자들이 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금투협의 자료에 따르면, 한은의 기록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인해 CD금리가 사상 최저수준인 2.41%에 머문 가운데 가산금리는 계속 상승 추세다.
가산금리는 지난 1월 초만 해도 2.73% 수준이었으나 3월 3.26%, 4월 3.31%, 지난 5월 3.4%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최근 CD금리가 0.01%P 상승한데 비하면 가산금리의 상승세가 훨씬 크다. 지난 해만 해도 가산금리 수준은 1% 내외에 그쳤다.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며 CD금리만으로는 대출에 드는 제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해 CD연동 변동금리로 집단대출을 받아 입주한 입주자들은 3% 대 초반의 저금리를 누리는 반면, 올해 입주자들은 5%대 중반의 이자를 물어야 한다.
게다가 올해 입주자들은 향후 경기 회복 이후 CD금리가 예년의 5% 중반대 수준을 되찾을 경우 약 8%에 달하는 집단대출 이자를 물게 되는 '이중고'를 겪게 될 수도 있다.
CD금리가 상승한다면 사상최대로 높아진 가산금리는 낮아져야 한다는 대출자들의 볼멘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현재의 금리상승 압박이 결국 CD금리 및 기준금리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SK증권 신규광 연구원은 "현재는 시중에 유동자금이 넘쳐나니 굳이 (은행들이)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지는 않겠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자금 수요가 늘고, 또 다시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게 되어 CD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심규선 연구원도 "시장금리가 너무 오르면 결국 기준금리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금리를 올리기엔 너무 충격이 커 기다리고 있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가산금리 올리기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산금리가 오른 이유는 CD금리가 너무 낮가 때문이고, 은행이 가산금리 상승으로 마진을 크게 올렸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의 집단대출 가산금리 상승이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규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집단대출에 대한 규제를 준비 중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억제하라고 했을 뿐, 집단대출을 지정해서 줄이라고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총량을 줄이는 과정에서 집단대출 문턱을 높였을 가능성도 있어, 금융당국의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이지은기자 leez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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