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 이후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화되고 있는 야당이 올 10월 재보선에서 선거연합까지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는 자신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2010년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의 운명과 진보정치의 도약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민노당은 서울을 비롯한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를 조기 가시화하고 강력한 반MB연합을 실현해 이명박, 한나라당 정권에 준엄한 심판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는 오는 10월 28일 재보선에 대해서도 "이명박 독재정권과 한나라당 의회독재 종식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강 대표가 반MB연대에 불을 지폈지만, 이것이 선거연대에까지 이르기는 쉽지 않다. 선거연대는 기본적으로 주고 받기의 과정이 필요하지만,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야4당의 입장이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10월 재보선은 현재까지 안산 상록을과 강원 강릉, 경남 양산이 확정됐다. 또 1,2심에서 당선 무효형이 선고된 경기 수원 장안, 서울 금천도 재선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이 선고된 서울 은평은 10월 재보선에는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문제는 오는 10월 재보선에서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의 당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4.29 재보선에서 진보진영의 승리 가능성이 높았던 울산 북구를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에 내줬던 민주노동당이 상당한 내부 반발에 시달렸던 것을 생각했을 때 지지율이 높은 후보로의 단순 단일화는 당 내부의 거센 반발을 부를 수 있다.
현재 강원 강릉에서는 야4당 모두 승리 가능성이 낮아 친박과 친이계 간 대결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인지도가 낮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후보들은 저마다 출마로 인지도 상승을 꾀할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지역은 민주당이 유리하다. 수도권 지역은 양당 구도가 공고화돼 있고, 상황에 따라 손학규 전 대표, 김근태 전 의원 등 민주당 거물급들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전략지역으로 꼽은 양산 지역도 일단 한나라당이 우세한 상황에서 친노 후보가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송인배 전 청와대 시민사회조정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17대 당시 의원들을 포함해 중량감 있는 인사를 전략 공천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양산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봉하마을과 거리상으로도 멀지 않고 노동자들이 많은 공단 지역이라고도 할 수 없어 민노당이 유리하지는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더욱이 진보신당은 반MB연대에 대해 거대 야당의 외연 확대책일 수 있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선거연합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윤난실 부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진보신당은 민주 대 반민주 구도에 갇히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면서 "선거연대는 가치를 중심에 놓고 논의돼야 한다"고 했다. 김종철 대변인 역시 "반MB연대가 선거연합으로까지 나타나려면 향후 비정규직법이나 기타 중대한 정책 등 가치에 대한 공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야4당은 10월 재보선에서의 반MB 연대에 대해 '심각히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지금은 미디어법 원천 무효화 투쟁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이어서 논의되지는 않고 있지만 반MB연대는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고, 창조한국당 김석수 대변인 역시 "이번 재보선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띈다고 봤을 때 반MB연대는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 심판론이 또 다시 10월 재보선의 화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야당의 반MB연대의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될 것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야당들의 입장차는 커서 선거연대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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