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책임질 사람 책임져야"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해 책임 있는 이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며칠 동안 만난 많은 국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억울하게 돌아가셨는데 왜 거기에 대해 말 한마디 없느냐'고 질타했다"면서 "제가 보기에도 분명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있는데 책임지지 않는다.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간에 도는 김경한 법무부장관, 임채진 검찰총장의 퇴진과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등을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누가 책임 있고 책임을 느껴야 하는지는 본인 스스로가 가장 잘 알 것"이라며 "국민도 알고 하늘도 알고, 땅도 안다. 그 분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이야기"라고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삼갔다. 그는 "영결식 이후 적당한 시점에서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을 뿐이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지금까지 공식적인 발언을 삼가왔던 정 대표와 민주당이 이날을 계기로 책임론을 제기한 것은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국민장에 대해 "지금 국민장을 준비하고 있고, 애도기간 중인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며 "소요사태가 일어나게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 한 것이 계기가 된 듯 했다.

정 대표는 "오늘 특정 정치 집단에서 나온 이야기를 보면 겉은 국민장을 이야기하면서도 속은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든다"면서 "사실 드리고 싶은 말씀이 참 많지만,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국민의 말씀과 국민 분향을 방해하는 어떤 행동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씀만 먼저 드린다"고 주장했다.

또 정 대표는 "우리는 시청광장을 열어 국민들이 편안하게 조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을 여러 번 했지만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국민장을 의결했으면 그에 걸맞는 준비와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고 시청광장을 열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