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타이컴 재현?'…정부 '토종서버' 만든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저전력 고성능 서버 개발 직접 지원…2010년부터 예산 투입

외산 일색인 서버 시장에 토종 서버가 명함을 내밀 수 있을까. 정부가 토종 서버 개발에 다시 한번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1990년대 초 정부 주도의 주전산기 개발 프로젝트 '타이컴' 이후 20여년만이다.

14일 녹색성장위원회에 따르면 3대 그린IT 제품 중 하나로 PC와 TV와 함께 서버를 향후 5년간 집중 육성키로 했다.

기술 개발을 통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가장 높은데다 어느 정도 기술 기반을 갖췄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부는 HP와 IBM, 델 등 외산 제품이 점령하고 있는 국내 서버 시장에 대응, 원천기술 확보 차원에서 정부 주도로 서버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핵심 시스템 서버, 우리 기술로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의 집계에 따르면 메인프레임과 유닉스 및 x86 서버를 기업들이 구매하는 규모는 지난 2008년에만 1조 2천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중 외국계 업체가 아닌 국산 업체의 판매 비중은 1%가 채 되질 않는다.

한 때 범용 x86 서버 부문에서는 삼성전자가 분기당 5천여대의 서버를 판매하면서 시장 2위까지 차지했었지만 현재 이 회사는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대외 사업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같은 국내 현실을 감안, 정부는 서버 제품을 단순히 에너지절감이나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하는 수준이 아닌, 원천기술 확보 차원에서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업체가 서버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비를 지원하고 시장 진입도 다각도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녹색성장위원회 녹색기술산업팀 정향미 사무관은 "기업에서 사용하는 핵심 시스템은 모조리 외산제품이고 사실상 토종 제품은 경쟁력을 잃은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 사무관은 "그렇다고 정부마저 이에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 아니라 민간 업체들이 토종 서버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기술력을 키워가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올 해는 아직 예산 배정이 되지 않았다. 오는 2010년부터 지식경제부 등이 주축이 돼 저전력 고성능 서버 개발을 위한 연구 비용 등을 민간업체에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정 배정한다는 방침이다.

정 사무관은 "특정 업체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서버 개발 의지가 있는 업체라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올 해 안에 실행계획이 나오면 내년부터 예산을 배정해 본격 개발 지원에 돌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종업체들, R&D 체력 '바닥'…하려면 제대로 해야

그러나 업계 반응은 미지근하다. 서버 제품의 특성상 매우 높은 수준의 R&D가 병행돼야 하며 이를 위한 장기적이고 막대한 개발 여력이 뒷받쳐주지 않는다면 시장에서 버티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부가 집중 개발하겠다는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탑재 서버의 경우 고급형 제품에 주로 탑재되고 있다.

정부가 서버 개발에 얼마를 지원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고급형 서버 개발에 수십년 노하우를 확보한 외국계 서버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는 것.

서버는 그 기업의 핵심 업무를 구동하는 하드웨어다. 따라서 지금 당장 눈이 번쩍 뜨이는 제품이 설사 나왔다 하더라도 향후 십년 이상 그같은 기술을 유지할 개발 로드맵이 보장되지 않으면 기업들이 구매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국내 업체중에선 가장 개발 여력이 있는 삼성전자가 서버 사업에서 손을 뗀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국내 한 외국계 서버 업체 임원은 "나도 한국사람이기 때문에 토종 서버가 외산 서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면 기쁜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서버사업은 기술력과 규모의 경제가 톱니바퀴 물리듯 맞아 돌아가면서 유지되는 것이지 정부가 몇년 예산 투입한다고 뚝딱 만들어지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업계는 "정부가 서버 개발을 어떤 방법으로, 얼마나 지원할 지는 모르지만 과거 타이컴 프로젝트를 흉내만 내다 그치지 않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타이컴 재현?'…정부 '토종서버' 만든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