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흥통신과 미국 퀄컴이 CDMA 로열티를 2.65%(휴대폰 기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국내 CDMA 업계에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등 국내 업체는 퀄컴과 CDMA 특허 사용 계약을 하면서 '최혜 대
우'를 보장받고도 현재 5.25%(수출시 5.75%)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기 때
문이다. 국내 업체가 중흥통신보다 2배 정도 많은 로열티를 내는 셈이다.
이와 관련, 중흥통신과 관계를 맺고 있는 업계의 한 중국통은 19일 "중흥통
신 관계자로부터 '기뻐해 달라'고 전화가 왔다"며 "'로열티를 2.65%에 합의
했다'고 전해 왔다"고 말했다.
LG전자 중국 담당 관계자도 "아직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중국 현지에서도
CDMA 로열티가 2.65%라는 설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구나 퀄컴은 국내 기업에는 대개 650만 달러를 부과하고 있는 계약금 조
의 일시 로열티(로열티는 일시 로열티와 러닝 로얄티가 있음)를 중국 기업
에는 50만 달러만 부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계는 이에 대한 정확한 물증이 없어 퀄컴과의 로열티 재협상
에서 애를 먹고 있다. '최혜 대우' 조항을 근거로 퀄컴과 재협상을 통해 로
열티를 인하하려면 기준(중국의 로열티 비율)이 있어야 하나 이를 입증하
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내 업체들은 CDMA를 최초로 상용화한 공로 때문에 '최혜 대
우'란 유리한 조항을 갖고 있으면서도 기준이 없어 '봉사 문고리 잡는
식'의 협상을 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 최근 계약을 맺은 중흥통신과 퀄컴의 고위 관계자도 로열티 비
율에 대해 "호조건이다", "기존 업체보다 나은 조건이다"는 등 애매한 대답
으로 일관했다.
특히 로열티 계약은 기업 당사자간에 극비리에 체결하는 데다 대외에 밝힐
의무가 없기 때문에 국내 업체가 '최혜 대우'를 주장하려면 스스로 입증해
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다. 거의 첩보전을 통해 중흥과 퀄컴의 계약서 사본
을 '빼내와야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이를 성사시키는 게 거의 불가능하고 정부까
지 나서서 퀄컴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동안 국내 기업이 퀄컴에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한 만큼, 외교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퀄컴의 로열티 이중 플레이 정책'을 차단하고 산업을 보호
할 수 있는 국가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로열티 문제는 쉽사리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사안"이
라며 "퀄컴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구체적인 증거(퀄컴과 중
국측의 로열티 계약 사본)가 필요하고, 또 증거를 갖는다고 해도 항목별로
면밀한 법률적 검토가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외신 등 언론에 중국이 퀄컴과 낮은 로열티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오지만 증거가 없어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5.25%와 2.65%의 차이
로열티 5.25%와 2.65%의 경제적 차이는 엄청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이 지난해 국정조사 때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5
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 기업이 퀄컴에 지급한 로열티는 총 6억5천177
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로열티 지급액은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95년 로열티가 122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99년에는 1억749
만 달러, 2000년 상반기에는 6천649만 달러의 로열티를 지급했다. 99년 이
후 연평균 1억 달러 이상의 로열티를 지급한 셈이다. LG전자의 경우 삼성
의 3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를 감안할 경우 국내 기업이 올 상반기까지 지금한 로열티 총계
는 8억 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2000년 상반기까지 6억5천177
만 달러에다 2000년 하반기, 2001년 상반기에만 해도 1억5천만 달러는 될
것으로 추산되기 때문.
결국 국내 기업은 퀄컴으로부터 CDMA 칩을 구매하고, 그 대금을 꼬박꼬박
지급하면서도 지금까지 순수 기술료로만 자금만치 1조원 이상의 현금을 지
불한 셈이다.
따라서 이를 중국 수준으로만 맞추었어도 한국 기업이 절약하는 돈은 5천억
원이라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더구나 로열티는 제품의 원가에도 큰 영향을 미쳐 향후 중국 제품과 국내
제품의 가격 차이를 유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
다. 이로 인한 판매량 변화 등 부가적인 효과까지 감안한다면 5.25%와
2.65%는 향후 국내 기업의 생존에까지 영향을 미칠 만한 중요한 요소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휴대폰 경기가 세계적으로 위축되면서 갈수록 마진 구조가 박해져 이
같은 요구가 더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균성기자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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