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구미에서 근무하던 연구개발(R&D) 인력들을 수원과 서울로 이동시킨다.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과 연구원들의 지방 근무 기피 현상, 의사결정의 단일화 등의 이유로 대기업들이 연구개발 인력들을 수도권 지역으로 다시 모으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구미 모바일 연구소 인력 2천여명 중 절반 가량을 수원 사업장으로 대거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팀 단위로 이동하는 연구개발 인력들은 순차적으로 구미를 떠나 수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삼성전자 휴대폰 관련 연구인력 중 대다수는 수원에서 근무하게 된다. 구미는 생산 공정 위주의 연구 인력 일부만 남길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연구인력 전부를 수원으로 이동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연구개발 인력 이동은 의사구조를 단일화 하고 유사 기능을 통폐합하기 위해서다. 최지성 사장이 세트 부문을 모두 맡게 되며 수원으로 회사의 관리 부서까지 이동을 지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앤커뮤니케이션(DMC) 사장 직속으로 통신연구소를 재정비했다. 단말기부터 시작해 시스템, 무선통신기술, 소프트웨어까지 모바일과 관련된 기술을 연구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연구개발 인력 절반 정도가 이동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지난 2007년 추진했던 구미기술센터 건립은 사실상 재개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경영여건이 좋아지면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올해부터 세계 휴대폰 시장이 정체를 겪을 것으로 예상 돼 기술센터 건립에 다시 나서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미에서 이동하는 연구개발 인력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구미 연구개발 인력을 모두 이전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핵심 인재들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며 지방에서 연구인력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일부 팀들을 이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도 TV와 모니터 제품을 개발하는 구미 연구소 인력 500여명이 수도권으로 이전했다. 여기에 이어 서울 지역에 흩어져 있던 디자인 센터와 연구소 인력을 서울 양재동 연구개발센터로 이전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휴대폰을 비롯한 제품 개발 연구인력들은 특정 근무지가 정해진것은 아니다"라며 "효율적인 인력구조를 위해 일부 연구개발 인력들을 이동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생산 비중 축소에 이어 연구개발 인력을 대거 이동시키자 구미 지역에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구미 현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휴대폰 생산량을 20~30% 가량 줄일 것이라는 소문도 팽배하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해 구미 휴대폰 생산량이 7천만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위기감은 오는 4월 삼성전자가 1억대 규모의 베트남 공장을 가동시킬 경우 현실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세계 시장에서 극심한 원가 절감 압력과 경기 침체 영향을 체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단돈 1원이라도 줄여야 된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휴대폰 업계 고위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극심한 원가 절감 압력을 체감하고 있지만 한국 내 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 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영역인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한편 생산 비중은 줄더라도 생산량 자체는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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