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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는 떴는데…박근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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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역할론' 급격 부상…"MB 결단이 관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현지시간) 차기 행정부의 첫 국무장관에 대권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공식 내정하는 등 '통합의 정치'를 실천에 옮기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이른바 '박근혜 역할론'이 급격히 부상하고 있다.

힐러리는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임명되면 미 역사상 처음으로 퍼스트레이디 출신 국무장관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되며 매들린 올브라이트, 콘돌리자 라이스에 이어 3번째 여성 국무장관에 오르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힐러리 여성 장관의 내정은 지난 대선과정에서 경쟁자 관계에서 국정 동업자 관계로 이어진 것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간의 정치적 관계와 여러모로 닮은꼴이어서 '박근혜 역할론'이 더욱 탄력받는 이유다.

미국의 정치를 보면서 "이제 우리도 화합의 정치를 해야 할 때"라는 여론이 확산된 게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러나 공감대를 넓혀가는 '박근혜 역할론'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와의 관계 정상화를 비롯, 몇 가지 장벽들이 해소돼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진정한 통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대통령의 결단이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한나라당 홍사덕 의원은 2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박 전 대표는 애국심 덩어리인데, 나라를 위해 헌신할 기회가 왔을 때 물러서거나 비켜설 사람이 아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면, 그의 애국심을 국민과 당, 대통령이 적절하게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대통령이) 박 전 대표의 애국심에서 공유하는 부분을 확인하고, 그런 바탕 위에서 협력을 하면 얼마나 아름답겠는가"라면서 "머지않아 국민들이 보기를 원하는 일들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이날 다른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 "다들 노력을 해야겠지만 이 대통령이 당 경선에서 승리자였고 앞으로도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박 전 대표에게 먼저 포용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박근혜 역할론' 실현을 위한 방법으로 이명박 정부 출범 초 제기됐던 '박근혜 총리론'과 함께 친박 인사 내각 전면배치론이 거론되고 있다.

친이(친 이명박) 직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개각을 단행할 경우 4∼5명 이상의 친박(친 박근혜) 인사들을 내각에 배치해야 한다"면서 "청와대에도 친박 인사들이 들어갈 수 있으면 좋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친이측 의원은 "친박이기 때문에 각료 자리를 몇 자리 준다면, 그건 화합이라기보다는 계보 정치, 파벌 정치일 뿐"이라면서 "미봉 차원에서 자리를 배분하면 화합이 아니라 더 복잡한 갈등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최근 친박 배려, 포용 등과 관련한 각종 건의가 청와대에 직 간접적으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이 대통령의 뚜렷한 반응은 전해진 것이 없다.

다만 청와대가 나서 '박근혜 역할론'에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것이 없다"며 손사래를 치며 경계하는 눈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여권 내부에서 아이디어 차원에서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 같은데 구체적인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여당에서도 그렇고 청와대 내부에서도 그렇고 공식적으로 건의된 적도, 논의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른 참모는 "이 대통령이 과거 박 전 대표에 대해 '국정의 동반자'라고 선언한 만큼 그 차원에서 협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최근의 경제위기 해법으로 박 전 대표가 등장하는 것은 사안의 본질이 아니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선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불신의 벽''이 예상보다 높고, 현 시점에서 박 전 대표를 중용할 경우 여권내 '계파정치' 인정과 '지분보장'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실제로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실제로 정치권에선 지난해 대선후보 경선 이후 1년 넘게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의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는 똑같은 말이 되풀이되고 있다.

친이계 한 의원은 "정치는 싫은 사람도 만나야 한다는 김영삼 전 대통령 말이 정답"이라면서 "결국 이를 실행에 옮기느냐 아니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다른 친이계 의원은 "경선 과정에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서는 네거티브가 너무 많았다"고 신뢰 구축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미 박근혜 역할론은 제기됐고,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앞으로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이 얼마나 절박감과 위기감을 느끼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욱기자 ky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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