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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온라인 소비자 운동 위축 불가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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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다음의 조선·중앙·동아일보 광고불매운동 게시글 일부에 대해 '삭제' 조치를 요구함에 따라 온라인상에서 광고불매운동이 주춤하게 됐다. 정당한 소비자 운동의 범주를 어디까지 할 것이냐를 두고 네티즌들의 혼란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방통심의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다음이 '불법 유해성에 따른 삭제 필요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한 광고불매운동 게시글 80건에 대해 심의한 결과, 19건은 해당없음, 58건은 삭제 조치를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방통심의위의 이번 결정은 다음이 심의를 요청한 특정 게시글에 대해서만 해당되는 조치일 뿐, 인터넷상의 광고불매운동 관련 게시글 전체에 대해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

즉, 방통심의위의 결정이 광고중단운동 자체에 대해 '도를 넘은 소비자운동'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라, 심의를 요청받은 해당 게시글에 대해서만 불법성 여부를 가린 것이다.

방통심의위는 "광고불매운동을 언급한 게시글이 모두 정당한 소비자 운동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행위라는 뜻은 아니며, 홈페이지 주소나 연락처 등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불매운동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거나 지시한 게시글에 대해서만 삭제 조치를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심의위는 해당 게시글이 정보통신윤리심의규정 제7조제4호(기타 범죄 및 법령에 위반되는 위법행위를 조장하여 건전한 법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와 제8조제4호마목(기타 정당한 권한 없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에 해당된다고 봤다.

심의위는 그러나 해당 신문사를 직접 대상으로 한 것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네티즌 혼란 불가피할 듯

방통심의위의 이번 결정은 인터넷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규제의 기준을 제시하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앞으로 다른 OSP(온라인서비스제공업체)들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을 경우, 다음의 사례를 참고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통심의위의 이번 결정으로 온라인상의 게시글 처리와 관련, OSP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여지도 커졌다. 그동안 법적 논란에서 피해 있기 위해 방통심의위로 공을 넘겼던 OSP가 이제는 자체 판단해 처리할 수 있도록 어느 정도 '길'이 열린 셈이 됐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망법 제 44조의 2에 따르면 온라인상의 정보로 직접 피해를 받은 사람 또는 사업자가 게시물 삭제를 요청할 경우, OSP는 '지체없이' 필요한 조치(삭제·임시조치)를 해야 한다.

결국, 요청이 있으면 명백한 인격권 침해나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게시글은 물론이고 그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운 글에 대해서도 OSP들이 임의로 조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통심의위도 지난 달 20일, 'OSP의 임시조치는 사업자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업자들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번 결정을 계기로 OSP의 임시 조치가 보다 힘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편 이날 방통심의위는 어디까지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며, 어느 수준까지를 정당한 소비자 운동의 범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당분간 네티즌들은 혼란을 피할 수 없게 생겼다.

삭제 조치를 받을 게시글의 위법성 여부가 광고불매운동의 '적극성' 여부인데 이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오늘 결정은 다음이 심의 요청한 해당 게시글에 대해서만 결정을 내린 것이고, 전반적인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는 추후 제시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게시글의 유형이 워낙 다양해 위법 행위의 기준을 한마디로 정리해 말하기 힘들다"며 "게시글의 표현이나 문구로만 판단하지 않고 전체적인 의도나 목적을 골고루 살펴봤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위법성 판단의 기준이 되는 '적극성'이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한, 네티즌들의 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표현의 자유를 강조했던 일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발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언론노조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다음 덕분에 인터넷이 소통의 수단으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며 "인터넷에서 이뤄지는 정당한 소비자운동을 '광고주 협박'으로 폄훼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지연기자 hiim2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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