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던 집 전화 번호 그대로 인터넷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제도' 시범서비스 기간이 지난 3월 끝나 6월초가 되면 전국적으로 상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번호이동을 신청하고 개통하는 데 1주일 가까이 걸리는 점, 가입자가 이사를 가게 되면 번호를 다시 바꿔야 하는 점 등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번호이동 하려면 1주일 동안 6번 전화 받아야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을 신청하면 KT 등 기존 유선 전화를 해지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하지만 기존 유선 전화를 끊고 인터넷전화를 개통하고 번호이동을 완료하는 데 오래 걸리면 1주일 정도 걸린다. 그 속에서 고객은 본인 확인, 전산심사 확인 등 많으면 6번 정도의 전화를 받게 돼 불편하다는 지적이다.
인터넷전화 업계 관계자는 "막상 인터넷전화를 이용하려고 번호이동을 신청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전화도 5~6번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이렇게 복잡하면 고객이 얼마나 불편하겠나"라며 "시범서비스에서 드러난 내용을 봐도 번호이동 신청 접수 건에 비해 막상 개통된 사례는 매우 적다"고 말했다.
지난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번호이동 접수는 총 4천567건(재접수 포함). 이중 개통이 완료된 것은 1천370건이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의 절차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서 관리한다"며 "접수, 본인확인, 전산심사 확인, 개통 등 번호이동의 절차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정한 것이고, 우리는 절차를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
KTOA 관계자는 "일주일이나 걸리는 경우는 특별한 경우고, 빠르면 2~3일, 늦어도 5일 안에 개통되는 경우가 많다"며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은 비지능망 방식이라 사람이 직접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5일이면 외국에 비해 빠른 편"이라고 해명했다.
가입자가 이사를 갈 경우 번호를 바꿔야 되는 점, 전국대표번호는 번호이동이 안되는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인터넷전화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번호이동성제도는 불완전한 제도"라며 "가입자가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갈 경우 번호가 바뀌게 되고, 15XX 등의 전국대표번호는 번호이동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가계통신비 20% 절감 방침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터넷전화가 활성화되려면 번호이동제도가 효과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이라며 "이사간다고 번호가 바뀐다면 진정한 번호이동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는 "막 시범서비스가 끝난 상태라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담당 공무원 인사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업무 파악 중이라 정확한 답변을 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기간을 더 단축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 중이며,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검토를 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소규모 별정통신 사업자들은 괴로워도 '고(GO)'
에스비인터랙티브(구 새롬리더스), 무한넷코리아 등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성 시범서비스에 참여하지 못 한 별정통신사업자들은 번호이동성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번호이동성제도에 참여하기 위해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업체마다 다르겠지만 별정통신사업자의 경우 번호이동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5억~15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며 "큰 업체는 문제 없겠지만, 규모가 크지 않은 별정통신사업자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액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업자별로 구축해야 하는 시스템 외에 번호이동제를 위해 KTOA에 따로 서버 등을 구축하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며 "가입자 수나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자가 같은 액수를 내기로 돼 있어 불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KTOA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 비용 분담 문제는 이미 합의가 끝난 상황"이라며 "구축비용은 1회성 비용이고, 그렇게 크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합의가 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별정통신사업자들은 구축비용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에 참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번호이동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갖고 있는 번호를 반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에스비인터랙티브 심향섭 과장은 "처음 070 번호를 받으며 인터넷전화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번호이동이나 긴급통신 이야기는 없었다"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인증을 통과해 기술력을 인정받으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는데, 갈수록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듯한 느낌이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더 큰 문제는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하는 별정통신사업자들이 번호이동에 투자한 비용만큼 효과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점"이라며 "가정과 달리 기업은 정전되면 불능이 되는 인터넷전화 외에 유선전화도 함께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기업시장에 집중하는 별정통신사업자의 경우 번호이동제도의 효과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윤기자 moneyn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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