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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불감증, 숭례문 '불씨'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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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개방 당시부터 보안 '허술'

국보 1호 숭례문이 전소된 참사가 보안불감증이 빚어낸, 예견된 사고라는 비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보안 관리에 앞서 개방부터 하고 본 행정주의적 발상이 낳은 참사라는 지적이다.

현재 숭례문 관리는 문화재보호법상 관할 기초자치단체인 서울 중구청이 책임지고 있다. 따라서 1차 관리 책임은 오세훈 서울 시장과 중구청에 있다.

하지만 지난 2005년 숭례문을 일반에 개방한 당시부터 사고의 불씨는 이미 타오르고 있었다. 숭례문은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주도로 2006년 6월28일부터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됐다. 2005년 5월 숭례문 앞 광장을 개방한 데 이어, 2006년부터 숭례문의 중앙 통로인 홍예문(虹霓門)까지 일반인에게 공개한 것. 단, 2층의 문루(門樓)는 문화재 보존·관리 차원에서 개방하지 않았다.

◆개방 이후부터 적외선 감지기만 설치

2005년 숭례문이 개방될 당시에는 삼성 계열사 보안업체 에스원이 숭례문의 무인경비업무를 담당했다. 이 때에도 숭례문에는 기본적인 화재 감지기조차 없이 적외선 감지기만 작동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에스원 배홍권 차장은 "2005년부터 매달 30만원에 숭례문의 무인경비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며 "한 쪽에서 적외선을 쏘고, 한 쪽에서는 받는 적외선 감지기 9세트가 보안 장비의 전부"라고 말했다.

결국 사고 대응에 매우 중요한 장비인 화재 감지기와 영상보안서비스, 폐쇄회로(CC)TV 등은 전혀 설치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누군가 과거에 방화를 시도했다면 오늘날 숭례문 전소 사태는 이미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숭례문의 무인경비업무를 맡고 있는 업체는 KT텔레캅이다. 지난 해 5월 문화재청과 '1문화재 1지킴이 운동'을 시작하면서 무상으로 무인방법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서울시 중구청, 복원공사 이유로 보안장비 설치 미뤄

숭례문의 관리를 책임지는 서울시 중구청은 지난 1월31일로 에스원간의 계약을 종료했다. 이에 앞서,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KT텔레캅에 1월21일부터 야간 무인 경비 업무를 맡겼다.

이 회사 역시 적외선 감지기 및 순찰점검서비스를 제공했을 뿐, 첨단 영상보안시스템이나 화재감지기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KT텔레캅 오재록 차장은 "숭례문이 복원공사중인 관계로 복원공사 종료 예정일인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첨단 영상보안시스템인 '텔레캅 아이'를 제공하기로 서울시 중구청과 상호 합의했다"며 "설치 직전 사고가 발생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첨단 영상보안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현장 영상을 관제 센터에 저장할 수 있어 현장 시스템이 파손되더라도 증거가 남는다. 따라서 방화범을 잡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흥인지문(興仁之門)에는 첨단 영상보안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요한 국가 문화재에 대한 형식적인 관리에 반성해야 한다"며 "개방을 통해 숭례문을 서울의 명물로 만들려던 서울시의 계획은 보안 소홀로 인해 결국 국보 1호를 잿더미로 만드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고 말했다.

서소정기자 ssj6@inews24.com 사진 김현철기자 fluxus1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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