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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HP 유통업체들 "나 지금 떨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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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사건 불똥 튈까 초조…'영업 큰 타격' 우려 팽배

한국HP와 이 회사 최대 유통 협력사인 정원엔시스템 임직원들이 영업 비리로 경찰에 불구속되자 다른 유통 업체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HP는 국내 외국계 기업 중에서 최대 규모의 정보기술(IT)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이 회사와 관련된 유통 협력사의 규모도 적지 않다. 유통 협력사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직간접적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정원엔시스템을 압수 수색한 이래 6개월 이상 수사를 진행한 끝에 31일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문에서 경찰청은 "유통 과정에서의 납품 비리와 불법 접대는 공공연한 관행으로, 이번 사건에서 그 뿌리가 일부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가 수사 종결이 아니라 시발점이 될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HP의 유통 협력사들은 또 다른 비리 의혹에 대한 경찰의 내사가 있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다.

◆HP 본사 차원의 정밀 회계 감사 잇따를 듯

HP 본사에서도 이 사건을 좌시하지 않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HP 본사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조직에서 한국HP에 대한 정밀 회계 감사가 이뤄졌다.

한국HP 측은 이에 대해 "정기적인 회계 감사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유통 협력사들은 "정원엔시스템 사건으로 인해 아주 강도 높은 감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더구나 최근 회계 감사를 마무리하고 철수하려던 감사팀이 이번 경찰 발표로 사건 관련 업체는 물론 다른 유통 협력사까지 회계 감사 영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HP 대형 유통 협력사 A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 12월부터 부쩍 한국HP로부터 'HP는 정도 경영을 하는 업체로, 고객사에 과도한 향응을 제공할 경우 총판에 대한 회계 감사 권한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는 내용의 공문이 잦아졌다"고 전했다.

이같은 경찰 내사와 본사의 강도 높은 회계 감사를 받게 되면 우선 영업 활동에 적지않은 차질을 빚게 된다. 수많은 증빙 서류를 갖추고 수사 및 감사 협조를 위한 시간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HP 꼬리표'만으로도 영업 타격 받을 것

무엇보다 큰 문제는 유죄나 무죄를 떠나 '한국HP의 유통 협력사'라는 꼬리표가 현재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준다는데 있다.

이번 수사 결과에서 한국HP와 정원엔시스템의 임직원 뿐만 아니라 납품 비리에 연루된 도입 기업의 임직원들이 구속 수감됨에 따라 향후 혹시 모를 의혹에 대한 우려로 한국HP 제품 구매를 꺼리게 되리라는 것이다.

또 다른 유통 협력사 B사 관계자도 "지난 2004년 한국IBM 사건보다 금액은 적지만 비리 적발 범위가 넓어 사건 규모는 오히려 더 클지도 모른다"면서 "영업에 전방위적인 타격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또 "이 시점에서 HP 제품을 사면 '너희도 돈 받은것 아니냐'는 의심을 살텐데 누가 구매하겠냐"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경쟁업체인 한국IBM과 한국썬 등도 "우리가 한국HP 사건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오히려 IT 업계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전반적으로 시장이 위축될 것 같다"면서 "모쪼록 사건이 조속히, 그리고 투명하게 해결됐으면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강은성기자 esth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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