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인터넷 매체 광고대행사 나스미디어 인수는, KT가 더 이상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전형적 통신기업에 한정되지 않고 종합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탈바꿈하려 하는 실증적 사례로 해석된다.
또 IPTV(메가TV)와 와이브로 등 컨버전스 시대의 뉴미디어에 광고기반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려는 의지 표현이다.
지금까지 KT는 통신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광고주'였다면, 앞으로는 광고주이면서도 IPTV, 와이브로 등 각종 윈도를 통해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디어 그룹으로서 광고도 주요한 수입원이 된다는 의미다.
KT의 이런 행보는 세계적인 IT 기업에서 이미 선행되고 있다.
최근 미국 AT&T가 광고전담팀을 신설했고, 구글은 지난 4월 31억달러라는 거액을 들여 인터넷 광고 대행사인 더블클릭을 인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5월 60억달러에 에이퀀티브(aQuantive)를 인수했다. 이 회사 역시 인터넷 광고 대행사다. 통신방송 융합이라는 추세에 맞춰 세계적인 통신 IT 기업들이 미디어 그룹으로 거대한 변신을 해가고 있는 모습이다.
KT가 당장 광고로 큰 수입을 올리기는 힘들 수 있다. KT가 14일 인수한 나스미디어는 네이버, 다음 등 주요포털의 디스플레이 광고를 대행하는 기업으로, 올해 취급고가 800억원, 매출이 100억원 가량이다.
KT의 한해 매출이 12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규모가 미미하다. 그러나 KT의 각종 뉴미디어 서비스와 본격적으로 결합할 경우 그 규모가 얼마나 팽창할 지는 아직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포털 사이트 네이버나 구글의 비약적인 성장 기반이 광고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성장폭은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할 가능성이 크다.
KT는 이렇게 종합 미디어를 지향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통신 사업자로서 소비자 편익을 높이는 방향도 계속 견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 이옥기 사업구조기획실장은 "뉴미디어에 적합한 맞춤형 광고 등 다양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메가TV의 콘텐츠와 부가서비스에 광고를 싣는 대신 가입자들에게 더 저렴한 비용에 메가TV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할 수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최근 "초고속인터넷 메가패스 가입자가 2천~3천원만 더 내면 IPTV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재도약을 위해서라도 고객의 시각에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에 매진해야 한다는 남중수 사장의 기본방침과도 맥락을 같이한다.
한편, 광고분야 전문가들은 기존 일방향 TV의 경우 200만 이상 가입가구가 확보돼야 광고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IP 네트워크의 장점인 양방향 TV서비스라면 50만~60만 가입자만 있어도 맞춤형 광고에 따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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