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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3G戰, 만만찮은 복병 '리비전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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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DMA, 즉 3G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뜨겁다. KTF가 3월 전국 서비스에 돌입, 가입자 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SK텔레콤도 전국망 구축을 완료, 5월 반격에 나설 태세다.

이로써 몇년간 지지부진했던 WCDMA는 3.5G로 불리는 HSDPA를 계기로 바야흐로 활성화의 싹을 틔울 태세다.

이통5사에서 3사로 재편된 뒤 '시즌2'를 맞고 있는 이통대전은 주인공 자리를 놓고도 신경전이 한창이다. 음성 위주의 2세대 경쟁에서 영상 및 데이터 중심의 3세대로 무대가 바뀌면서 일찌감치 3G 경쟁편 주인공을 자처하고 나선 KTF의 공세가 예사롭지 않은 것.

3월 한달간 가입자들의 3G 갈아타기가 부쩍 늘면서 기대감도 한층 부풀어 오르고 있다. 하지만 말그대로 KTF가 준비한 3G '쇼(SHOW)'의 흥행을 낙관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관측이 많다.

선발로 나선 KTF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정작 게임을 함께 풀어갈 경쟁업체들은 딴청이다. 2G시장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려는 SK텔레콤의 대응전략이 관건이 되고 있는 가운데 리비전A(cdma20001x EVDO rA)로 '마이웨이'를 가고 있는 LG텔레콤도 무시못할 변수다.

전략은 달라도 이들 3사의 경쟁무대는 결국 같은 시장, 같은 4천만 가입자가 공략 대상이다. 경쟁사 전략의 영향권에서 놓여날 수 없는만큼 3G 시장은 '올인'을 선언한 KTF보다 되레 SK텔레콤과 LG텔레콤의 감춰진 '패'에 승부가 갈릴 수 있다.

◆전국 50만, KTF '쇼'흥행 몰이 속편 준비

3월 전국레이스에 돌입한 KTF의 초반 성적은 나쁘지 않다. 3월 한달, 단말기 수급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전보다 3배를 웃도는 7만명 이상의 3G 가입자를 모았다. 덕분에 몇년째 유의미한 숫자조차 못내놓던 KTF의 3G 가입자는 3월말 14만명이란 기록을 세웠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이 채 2만도 안되는 가입자를 보태 전체 규모가 21만명 선으로 늘어나는데 그친 데 비하면 KTF가 선방한 셈이다. 덕분에 양사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4월 말많던 '위피없는 단말기'가 시장에 풀리면서 KTF의 기세는 한층 더 무섭다. KT의 3G 재판매 등 지원사격까지 이 추세라면 오는 19일께 KTF의 3G 가입자가 SK텔레콤을 추월하는 '역전쇼'가 벌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여세를 몰아 5월말까지 가입자 50만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에는 반격의 여지마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아예 HSDPA 전국서비스로 선제공격한 데 이어 후속으로 데이터 업로드 속도를 높인 HSUPA 등 속편도 준비중이다.

이처럼 KTF의 예사롭지 않은 공세에 SK텔레콤도 긴장의 고삐를 놓지 못하고 있다. 5월말로 예정된 HSDPA 전용단말기(SBSM) 출시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뒤늦게나마 위피없는 저가 단말기 수급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용단말기 출시와 함께 5월부터 단말기별로 보조금을 더 줄 수 있는 만큼 본격적인 시장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음카드, HSUPA냐 리비전A냐

특히 KTF가 조기 HSUPA로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경쟁상황은 한치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HSUPA(High Speed Uplink Packet Access)는 HSDPA가 다운로드 위주라면 데이터의 업로드 속도를 크게 향상시킨 서비스.

올해 HSDPA에 이어 내년께 HSUPA로 서비스 진화가 예상됐었다. KTF는 이를 반년이상 앞당겨 올 하반기 조기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3.5G에선 조기 서비스로 시장을 선점하는 전략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다.

이에맞서 SK텔레콤에선 '리비전A'카드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리비전A는 기존의 CDMA 방식의 음성전화(2G) 주파수 대역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영상통화는 물론 3Mbps까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

유럽방식의 기술표준으로 2GHz 주파수 대역을 쓰는 HSDPA와 같은 3.5G 서비스로 분류하기도 한다. 애초 정부는 2GHz 대역의 동기식 IMT-2000을 상용화 할 경우 기존대역에서도 리비전A를 통해 진화된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LG텔레콤이 동기식 IMT-2000 서비스를 포기하면서 이를 대신해 리비전A만 할 수 있도록 설비 승인을 받아줬다. 원칙적으로는 SK텔레콤은 물론 KTF도 HSDPA와 별도로 기존 주파수에서 리비전A를 할 수 있다.

다만 중복투자 문제, HSDPA 활성화 등 현재의 여건이나 정부의 정책목표를 고려할 때 양사가 리비전A에 나설 가능성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KTF의 3G 공세가 치열해 지면서 SK텔레콤은 대응전략의 일환으로 리비전A 가능성을 완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최근의 환경이 KT나 KTF에 유리하게 돌아가면서 SK텔레콤은 결합판매나 3G 재판매, 위피없는 단말기까지 번번히 정책적 이슈에서 유리한 고지를 KT계열에 내준 모양새가 되고 있다.

이에 화답, HSUPA의 조기 상용화도 점쳐지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서비스 상용화는 물론 최근의 난국을 돌파할 카드로서 리비전A를 활용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LGT 리비전A 반격도 '복병'

그러나 리비전A는 단순한 전략 카드용만이 아닌 실제 HSDPA 경쟁의 또다른 복병이 될 가능성 면에서도 주목된다.

LG텔레콤은 작년말 설비승인을 얻어 올해 2천500억 가량을 투자, 전국 84개 도시에서 3G서비스를 제공할 예정. 6~7월께 전용단말기를 출시, HSDPA와의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내년에는 전국으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리비전A는 영상통화나 기존 유선 초고속인터넷급 수준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HSDPA와 견줘 크게 뒤쳐지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더욱이 기존 대역이나 설비를 활용할 수 있어 요금 등에서 HSDPA 보다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유사 서비스를 값싸게 제공하는 공세로 HSDPA에 맞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LG텔레콤 외에도 해외에서도 이같은 리비전A 전략은 유효하다. KDDI나 스프린트 넥스텔, 버라이존 와이어리스 등이 리비전A를 하고 있다. 특히 우리처럼 HSDPA와 리비전A 가 경쟁을 하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KDDI와 NTT도코모의 경쟁구도는 향후 리비전A의 반격이 만만찮을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

실제 일본은 NTT도코모와 소프트뱅크(Softbank)가 지난 2001년과 2002년 WCDMA를 도입한 데이어 KDDI가 2003년 동기식 EVDO(r0 리비전제로)를 도입해 대별됐다.

양측의 경쟁은 NTT도코모 등이 작년 9월 HSDPA를 선뵌데 대응, 연말 KDDI가 리비전A를 채택하면서 국내시장과 유사한 구도를 띠고 있는 상태.

주목할 점은 2001년 NTT도코모가 WCDMA를 선보이면서 3G 경쟁이 시작된 일본 시장내 경쟁업체의 점유율 변화 추이다. 실제 2001년 기준 NTT도코모의 시장점유율은 58.9%에 달했다. 다음으로 KDDI(24.1%), 소프트뱅크(16.9%) 순. 이같은 추이는 올 1월기준 각각 54.6%와 28.9%, 16.5%로 달라졌다.

WCDMA 진영의 공세속 KDDI 홀로 점유율이 상승하는 결과를 낳은 것. KDDI의 경쟁우위는 정액제 등 요금경쟁력에서 갈렸다는 분석이다. 결국 HSDPA냐 리비전A냐 보다는 유사한 서비스를 누가 더 값싸게 제공할 수 있느냐가 경쟁의 관건이었던 셈이다.

이는 투자비가 3조원을 웃도는 HSDPA 경우 요금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국내 시장에서 HSDPA와 리비전A의 만만찮은 경쟁을 예상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현재 NTT도코모 가입자의 3G 전환비율이 63%에 달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WCDMA가 활성화 된다해도 리비전A도 일정부분 입지를 다져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까지 가세한다면 리비전A는 3G 시장 경쟁구도의 최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영례기자 yo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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