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바다에 이어 벅스뮤직이 디지털저작권관리(DRM) 솔루션이 없는 디지털 음악서비스를 시작하면서 DRM 해제(Non-DRM)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on-DRM은 전세계 디지털음악서비스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스티브 잡스 애플 CEO가 "차라리 음악파일에 디지털저작권관리(DRM) 기능을 없애고 온라인음악시장을 개방하자"고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애플 아이팟에 저장된 음악의 3%만이 아이튠스에서 구입한 음악이며 나머지 97%는 불법복제됐거나 DRM이 없는 파일"이라며 "음반업계가 CD에 DRM을 걸지 않고 팔듯이 디지털음악에도 DRM을 없애 상호호환성을 높이면 합법적인 구매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DRM은 MP3 음악파일 등 디지털 콘텐츠에 암호화된 고유 사용권한을 부여해 불법복제를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업체별로 기술이 달라 소비자가 돈주고 사서 휴대폰에 저장한 음악을 PC나 MP3플레이어로 옮겨 들을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돼 왔다.
우리나라에도 DRM없는 디지털 음악서비스를 하는 기업이 있다. 회원수 1천500만명을 보유한 소리바다와 회원수 1천800만명(유료 140만명)을 가진 벅스가 주인공.
소리바다는 2004년 12월 음악다운로드와 벨소리 등을 유료로 제공하면서 DRM을 걸지 않고 있다. 벅스뮤직 역시 지난 2월 무제한 월정액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DRM을 없앴다.
DRM을 해제한 뒤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한 해석은 제각각이다.
해당 기업들은 "3%내외의 회원수 증가가 있었으며, 시간이 지나면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서울음반,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코리아 등 국내 대표적인 음반사들이 소속된 디지털음악산업발전협의체(이하 디발협)는 "별 효과가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디발협은 이와 관련 지난 달 28일 와이더댄 사무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벅스가 DRM없는 정액제서비스를 한 뒤 3% 미만의 회원수 증가가 있었지만, 이는 사업적으로 의미가 없는 숫자"라고 주장했다.
소리바다에 대해서도 "정액제 회원수 60만명은 2006년 말 이후 성장이 멈춘 것으로 Non-DRM이 사업적으로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디발협은 오히려 DRM 해제가 국내 음악서비스 전체 시장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디발협 측은 "벅스나 소리바다는 DRM 해제뿐 아니라 콘텐츠 필터링도 소극적"이라며 "이들은 음반사가 서비스중지요청을 한 음원만 DB화 해서 이와 100% 매칭되는 경우에만 필터링하는데 이는 DB와 약간만 다르면 회원끼리 공유할 수 있는 약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P2P업체인 파일구리의 경우 라이선스를 획득한 음원을 DB화하고 이와 100% 매칭돼야 서비스될 수 있게 하는데, 벅스나 소리바다는 이와 반대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DRM 해제 효과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애플뿐 아니라 야후뮤직도 "지난해 여름부터 DRM이 없는 MP3파일을 판매해본 결과, 이들 음원이 DRM MP3파일보다 훨씬 높은 매출을 올렸다"며 DRM 폐지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이동통신회사의 폐쇄형 DRM 정책이 DRM 개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시간이 지연돼 "소비자 편의를 위해 미국의 이뮤직처럼 DRM을 없애고 라이선스 음악만 유통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뮤직(eMusic)은 미국 2위 음악 다운로드 기업. 제공하는 모든 음악파일에 대해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DRM없는 MP3를 서비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화 및 음악의 온라인 전송의 무관세 협의가 체결돼 국내 디지털 콘텐츠 시장 개방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으로 나눠져 있는 국내 저작인접권을 통합관리하고, DRM의 상호호환성을 높이는 등 시장 확대를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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