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이 많은 은행이나 글로벌 지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 등을 중심으로 WAN 가속기 도입이 확산되면서 업계의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국내 WAN 가속 시장을 양분하는 곳은 '스틸헤드' 시리즈를 내놓고 있는 리버베드와 'WX'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는 주니퍼네트웍스.
리버베드의 경우 WAN 가속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해 제품을 출시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및 국내 시장 점유율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용량을 대폭 확장시킨 신제품 3종과 애플리케이션 성능 최적화 소프트웨어를 내놓으면서 하반기 시장 수성에 돌입했다.
김재욱 리버베드 사장은 "용량을 대폭 늘려 국내의 모든 대기업을 커버할 수 있다"며 "제품 출시에 앞서 가진 4개월간의 테스트에서 35개사 고객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고 말했다.
비수기인 여름에도 아시아나 항공 등에 제품을 공급하며 꾸준히 레퍼런스를 늘려온 리버베드는 하반기에 집중될 공공기관 프로젝트를 염두에 두고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대용량 신제품을 가지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를 공략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기술영업 담당 손용락 부장은 "KT나 하나로텔레콤 등 ISP에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대용량 제품을 내놨지만 시장 접근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WAN 가속기를 설치하면 회선 증설 필요 없이 속도가 증가하게 되니 회선을 공급해야 하는 ISP 입장에서는 도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WAN 가속기 공급을 통해 대용량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를 원활히 하는 등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WAN 가속 도입 봇물
주니퍼네트웍스는 최근 기술보증기금 51개 지점에 자사 WAN 가속기를 설치한 것에 고무돼 있다.
기술보증기금의 경우 자사마다 분포돼 있던 서버를 중앙으로 통합하며 WAN 가속 솔루션을 도입했으며 금융권 전 지점에 솔루션이 보급된 국내 첫 사례라 의미가 크기 때문.
주니퍼의 최우제 차장은 "WAN 가속에 대한 업체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현장에서 입증된 솔루션을 선호하게 된다"며 소수 업체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현 상황을 설명했다.
주니퍼 역시 국내 대역폭 환경에 맞춘 고용량 신제품을 연말께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하반기에 줄줄이 예정돼 있는 공공 및 금융 프로젝트에 대비하는 의미가 크다.
최 차장은 "공공기관의 경우 본사격인 중앙청사와 지방 산하기관 사이에 WAN 가속이 필요해 도입이 빨라지고 있다"며 "특히 업무 혁신 차원에서 웹상의 업무가 늘어나다 보니 트래픽이 폭주해 WAN 가속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 심각
이렇게 WAN 가속 분야 대표 업체가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반면,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현재까지 전혀 실적이 없는 곳 역시 존재해 WAN 가속 시장의 양극화가 가속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F5네트웍스와 블루코트는 WAN 가속 솔루션을 출시했지만 9월 15일 현재 단 한 곳의 레퍼런스도 구축하지 못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는 셈이다.
양사는 올해 안에 레퍼런스를 만들 수 있다며 현재 BMT 중이거나 접촉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리버베드와 주니퍼는 "BMT에서 F5나 블루코트를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F5의 경우 현재 대기업 중심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F5 관계자는 "WAN 가속기를 도입할 때 BMT 없이 아는 업체를 통하는 위험한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객은 비용에 앞서 제품의 성능과 기술 사항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 상반기 WAN 가속 제품을 출시해 아직 레퍼런스는 없지만 연내 최소한 5개의 레퍼런스 구축을 목표로 접촉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WAN 가속 세미나를 연 블루코트 역시 하반기엔 레퍼런스 구축이 가능하리라 확신하고 있다. 블루코트 관계자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BMT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지연기자 digerat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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