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Chasm)과 주요 시장의 부진, 대외 불확실성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치를 20% 이상 낮춘 가운데, 필수 투자에 집중하면서 속도조절에 나선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6% 감소한 1953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4478억원을 제외하면 2525억원 영업손실로 사실상 적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이 20% 이상 큰 폭으로 내려 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 위축, 주요 완성차업체(OEM)의 전동화 속도 조절 등 시장 불황과 고금리 장기화, 미국 대선 등 대외 환경 변수가 지속적으로 겹치면서 전기차 성장세가 연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OEM들의 전동화 전략 변화가 가장 크다"면서 "북미 시장성장률은 기존 30% 중반에서 20% 초반 수준으로 그 변화의 폭이 가장 크며, 유럽 시장 역시 20% 초반에서 10% 중반으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등 글로벌 배터리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설비투자(CAPEX) 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했다. 이 부사장은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운영 효율성과 투자 유연성을 극대화해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전방 수요의 변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전략적 우선순위를 철저히 고려해서 신규 생산능력(CAPA)의 확장 속도 조절과 함께 필요 시에는 증설 규모를 축소하는 것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타 어플리케이션(응용처)이나 신규 제품 생산을 위한 라인 전환을 추진해 기존에 확보된 각 생산 거점별 캐파 가동률을 최대한 높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과 리튬·철·인산(LFP) 배터리 부문에서 성장을 기대하며 전략적으로 기회를 찾아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2분기 주요 고객사의 신규 전기차 출시 물량에 적극 대응하고 ESS 출하량 성장 등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면서 "북미 지역 배터리 판매 호조로 IRA 세액 공제 효과가 2배 이상 증가하며 전분기 대비 24.2% 상승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다양한 고객사와 LFP, 고전압 미드니켈 등 보급형 제품 수주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제품 다각화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예상보다 어려운 사업환경이 지속되고 있지만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근본적인 경쟁력과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더욱 단단히 구축해 미래 배터리 산업을 이끌 글로벌 선도기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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