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정부가 저출생 종합대책을 내놓고 관련 부처를 신설하는 등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계도 복지 제도를 신설·강화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육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금성 지원 확대와 더불어 남성 직원 의무 육아휴직 제도 등을 적극 도입하며 육아 환경 개선에 노력하는 모습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저출산 극복과 육아 친화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관련 복지 혜택을 대폭 확대한다.
기존 첫째 20만원·둘째 30만원·셋째 이상 100만원을 지급하던 출산 축하금이 300만원·500만원·1000만원으로 상향됐다. 더불어 임신한 직원에게는 엽산과 종합비타민, 마더 마사지 오일 등도 축하 선물로 제공한다.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을 위해 난임 시술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근속연수 7년 이상 직원에게 난임 시술 한 회당 100만원씩 최대 3회까지 지급했던 현대백화점은 근속연수와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지원한다. 아울러 임신한 배우자의 검진에 동행할 수 있도록 유급휴가 제도도 신설했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가사도우미 지원 제도도 남성 직원까지 확대하는 한편 지원 횟수도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이처럼 유통업계도 고심할 정도로 현재 한국의 저출생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달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960년 3.34명이었던 OECD 38개 회원국 평균 합계출생률은 2022년 절반 이하인 1.51명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국은 6명에서 0.78명으로 낮아져 거의 8분의 1 수준으로 내려왔다. 2022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다.
합계출생률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로 통상 2.1명이 인구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수준으로 본다. 스페인(1.16명)과 이탈리아(1.24명), 폴란드(1.26명), 일본(1.26명), 그리스(1.32명), 캐나다(1.33명) 등의 합계출생률이 낮았으나 1명 이하인 곳은 OECD 회원국 중 한국이 유일하다.
정부도 지난달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정부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대백화점과 더불어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도 다양한 복지 지원책으로 저출생 극복을 고심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1일부터 자녀 입양을 원하는 직원을 위한 '입양 휴직' 제도를 대기업 최초로 도입했다. 입양 절차를 밟는 임직원이 법원의 공식 입양 허가 전 아이 돌봄을 희망할 경우 6개월간 무급으로 휴직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출산을 앞둔 직원에게 50만원 상당의 육아용품이 들어있는 'SSG 마더박스'를 제공하고 있다. 최장 3년 동안 육아 휴직을 보장하고 난임 여성 휴직제와 자녀 입학 돌봄 휴직 제도도 시행 중이다.
2012년 대기업 최초로 여성 자동 육아휴직제를 도입한 롯데백화점은 2017년 남성 의무 육아휴직제도 시행했다. 남성 직원은 배우자가 출산한 후 한 달 내로 최소 1개월 이상의 육아 휴직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또한 올해부터 셋째를 출산한 전계열사 임직원에게 카니발 승합차를 2년간 무료로 탈 수 있도록 렌트비를 지원한다.
업계 관계자는 "출생률이 떨어진다는 것은 잠재 인력과 고객이 줄어드는 것이기 때문에 유통 업계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는 문제 중 하나"라면서 "업무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관련 복지 부분은 앞으로 더 확대·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