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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경영전략=①삼성] "위기를 기회로"…새 판 짜는 이재용, '뉴 삼성' 기틀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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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경영' 앞세워 신성장동력 발굴·투자 집중…실적 중심 '실리주의' 경영도 가속

2024년을 앞두고 삼성 등 주요 그룹들은 인사를 마무리짓고 새해 경영전략을 속속 확정하고 있다.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 그동안 주요 기업들이 밝힌 전략 기조를 토대로 신년 경영전략을 분석해본다. [편집자]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생존이 달려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취임 후 연일 '기술 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이재용 회장이 최근 실시한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통해 '뉴 삼성'을 위한 새 판 짜기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이 회장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신사업 발굴에 본격 드라이브를 건 만큼 내년에는 '미래 먹거리'에 초점을 둔 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방문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열린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윤석열 대통령 방문 감사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DS(반도체)부문과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최근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DS부문은 소재부품센터를 신설하고 파운드리, 메모리 제조 담당 분야에서 반도체 주요 8대 공정 외 소재·부품 ·분석기술·계측(MI) 기술 연구 부서를 통·폐합했다.

또 시스템LSI사업부를 △시스템온칩(SoC)사업팀 △LSI사업팀 △이미지센서사업팀 등 3개 사업팀 체제로 전환했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조직 효율화를 단행한 것이다.

DX부문은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위해 생활가전사업부내 IoT(사물인터넷) 조직인 서비스비즈그룹을 CTO(최고기술책임자) 산하 디바이스플랫폼센터와 한국영업총괄로 재편했다. 또 기존 이원진 사장이 동시에 담당했던 VD·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은 두 명이 나눠 맡기로 했다. 김용수 부사장은 VD사업부 서비스사업을 맡게 됐고,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 서비스비즈팀장은 한상숙 부사장이 맡는다.

더불어 '비즈니스 개발 그룹'도 신설됐다. 산하의 모바일경험(MX)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생활가전(DA)사업부 등 3개 사업부에도 각각 같은 명칭의 사업 개발 조직을 만들었다. 이곳은 지난 8월 신설된 DX부문 직속의 미래기술사무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대표이사 직속의 미래사업기획단도 신설했다. 10년 후 삼성전자를 책임질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목적이다. 삼성전자와 관계사들간의 사업 시너지 가능성을 총체적으로 바라보면서 삼성이 그동안 진출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즈니스 분야와 기술을 찾아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직원이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직원이 반도체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같은 조직을 토대로 삼성전자는 14일부터 글로벌 전략 회의에 나선다. 이 자리에선 프리미엄 가전 강화와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 전략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12조원이 넘은 데다 메모리 기술력에서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AI(인공지능) 시장 개화로 HBM 수요가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내년에 D램 수익 개선이 뚜렷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것은 긍정적 요소다.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국내외 고객사를 확보하는 방안도 삼성 반도체의 넘어야 할 산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신기술을 적용한 3나노 공정 파운드리 서비스를 가장 먼저 출시했지만, 아직 수율 등의 문제로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역시 과제다. 현재 고급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66%, 삼성전자가 25%를 차지한다.

가전 부문도 올 한해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당초 목표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내년에 유로 2024, 파리 올림픽 등 글로벌 이벤트로 제품 교체 수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공략할 방안을 적극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역시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S24'와 폴더블폰인 '갤럭시Z6'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특히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장은 첫 'AI폰'이 될 '갤럭시S24'로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경기 침체와 실적 악화 속에서도 내년에 R&D 투자는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13조8천억원을 R&D에 투자한 데 이어 3분기에도 7조원을 R&D 투자에 쏟았다.

이에 따라 연간 R&D 투자액은 역대 최대 규모였던 작년(24조9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는 반도체(DS) 47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1000억원 등 연간 최대 수준인 약 53조7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에 이어 내년 경영 환경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공급망 이슈 등으로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삼성전자가 단기와 중장기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데 고심하는 듯 하다"며 "현금 흐름 제약 속에 순현금이 빠르게 줄었고 반도체 부문의 스페셜티(고객사 맞춤형) 메모리 생산을 위한 고비용이 우려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내년에는 '실리주의' 경영으로 완전히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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