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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한테 빌리고 지분 팔고"…총알 쌓는 삼성, 반도체 초격차 재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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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지분 매각해 3兆 현금 확보…불황 속 시장 업턴 대비해 R&D 투자 가속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연이은 실적 악화로 실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삼성전자가 이번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 지분까지 팔았다. 올 초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 20조원을 빌린 데 이어 ASML 지분 일부 매각에 따라 3조원을 추가 확보함으로써 다가올 업턴(상승 국면)에 대비해 반도체 사업에 투자를 올인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라인 [사진=삼성전자]

16일 삼성전자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보유한 ASML 주식은 1분기 말 기준 629만7천787주(지분율 1.6%)에서 2분기 말 기준 275만72주(지분율 0.7%)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분 가치는 5조5천971억원에서 2조6천10억원으로 줄었다. ASML 주가를 고려하면 이번 지분 매각으로 약 3조원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2012년 사들였던 지분 가격과 비교하면 이번에 처분한 일부 주식만으로도 10배 가까운 수익을 얻은 셈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2년 차세대 노광기 개발 협력을 위해 ASML 지분 3.0%를 약 7천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6년 투자비 회수 차원에서 ASML 보유 지분 절반을 매각해 6천억원 가량을 확보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ASML 지분 매각 외에도 보유 중이던 중국 전기차업체 BYD의 주식 238만 주(지분율 0.1%·약 1천152억원 규모), 국내 장비회사 에스에프에이의 주식 154만4천 주(지분율 4.4%·약 676억원 규모)도 매각했다. 지난 2월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나선 것은 반도체 투자 재원 확보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도 평택의 메모리반도체·파운드리와 충남 천안의 패키징 라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에 대한 투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등으로 반도체 업황이 올 하반기에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도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과거에도 반도체가 불황일수록 과감한 투자를 지속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는데,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반도체 부문에서 8조9천400억원 적자를 냈음에도 역대 최대 수준인 총 25조3천억원 시설투자를 단행했다. 또 반도체 업턴에 대비해 연구개발(R&D)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올해 2분기만 해도 R&D에 7조2천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영업이익(6천685억원)의 10배가 넘는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서병훈 삼성전자 IR담당 부사장은 지난 7월 말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인프라와 R&D, 패키징 투자를 지속해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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