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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CEO 릴레이 인터뷰] ⑫김현우 보스톤창투 사장 "엔젤투자자 육성...한국형 PEF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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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벤처기업 투자에 있어 엔젤투자자를 육성해야 할 때입니다."

보스톤창업투자의 김현우 사장(40)은 보통 벤처캐피털(VC) 대표나 정부기관 실무자들과 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 자신이 '좀 엉뚱하다'고 표현할 정도.

이를 테면 대부분의 벤처투자 관계자들이 국민연금관리공단과 같은 기관투자자들의 거대 자금을 창투업계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할 때, 김 사장은 반대로 개인투자자들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기신용은행과 홍콩 HSBC 은행에서 경험을 쌓은 김 사장은 지난해 벤처산업이 장기간의 불황을 뚫고 다시 살아날 것이라 예상했다고 한다. 또 올 주가지수가 1000포인트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도 적중했다고.

김 사장은 이러한 긍정적인 신호들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 보스톤창투를 설립했다.

김 사장은 "부끄러운 일이긴 하지만 지난해 투자를 진행한 5곳의 기업 중 2곳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다소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벤처캐피털에 대한 그의 시각, 그리고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자신을 "숫자와 신뢰로 먹고 산다"고 소개하는 김 사장의 새로운 발상에 귀를 기울여봄직 하지 않은가.

◆"상장 벤처기업인 중심 엔젤투자자 육성해야"

김 사장은 색다른 통계 한 가지를 내보였다. 한국화 미국에서 조사한 것을 비교한 바에 따르면 창투사가 3년 미만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한 비중이 지난 200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30.4%로 18%의 미국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투자자들의 돈을 성실히 관리할 의무가 있는 벤처캐피털이 모험심을 바탕으로 초기단계 벤처에 투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초기벤처에 대한 투자는 엔젤투자자가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현재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요구되는 것은 기관투자자가 아닌 개인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과거 벤처 붐 당시 '묻지마 투자'로 인해 그 자신들이 손해를 본 것은 물론 벤처육성에도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이 바로 엔젤투자자들이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김 사장이 다시금 얘기를 하는 것은 엔젤투자자를 '서울 압구정동에 돈 많은 모씨'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김 사장이 창업 초기단계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엔젤투자자의 적격으로 보는 대상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의 경영진들이다. 벤처의 체계, 성공과정을 겪어본 그들은 나름대로 사업에 대한 안목이 있기 때문에 상장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초기 벤처에 투자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

문제는 상장 이후 일정 기간 경영진이 지분을 팔 수 없도록 하는 보호예수의 설정이다. 김 사장은 "코스닥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또다른 벤처에 투자하기 위해 지분을 매도하고자 할 때에는 보호예수를 풀어, 이들 엔젤투자자들을 벤처 생태계로 유입시키도록 하는 정책의 변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런가 하면 정부가 적극 육성하고자 하는 유한회사형(LLC) 벤처캐피털에 이들 엔젤투자자들이 투자하도록 유도한다면 더욱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란 진단이다.

◆"국민이 주도하는 '한국형 PEF' 만들자"

김 사장의 독특한 생각 중 또 한 가지는 '한국형 사모투자펀드(PEF)'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금융투기의 역사'란 책에 따르면 서구에서는 전산화가 되지 않았을 뿐 이미 1600년대부터 현재와 같은 금융 체계가 잡혀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갖추기까지, 서구 선진국을 그대로 따라했다면 지금과 같은 발전은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즉 PEF의 경우에도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해서 서구의 체계를 그대로 따라하기보다 한국인의 문화와 습성에 맞는 새로운 형태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사장이 생각하고 있는 '한국형 PEF'는 '국민주도형'으로 외국계 PEF에 대항할 수 있는 규모를 지닌다.

현재의 PEF는 공개모집을 할 수 없도록 돼 있지만, 이를 깨고 개인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자금을 모은다는 것이다. 원금을 전혀 보장해 줄 수 없을 정도로 위험도가 높지만, 그만큼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개인들이 몰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정부 측에서 일정 부분 보증을 해줄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면 그야말로 직접 산업자본화 되는 펀드가 구성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사장은 "벤처패자부활제도처럼 누군가 얘기를 꺼냈고, 그것이 공감대를 얻어 제도화된 것처럼 본인의 생각도 국내 벤처산업의 발전을 위한 방편으로 쓰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스톤창투, 김현우 사장은?

보스톤창투는 세계 16개국에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다국적 투자회사 보스톤인베스트먼트글로벌의 한국 파트너사이다. 보스톤인베스트먼트글로벌이 6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순수 벤처캐피털 업무에 해당하는 인베스트먼트뱅킹(IB) 사업부와 금융서비스(FS) 사업부 등 2개 부문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구성한 80억원 규모의 펀드를 통해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올 영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KTF 및 쇼박스와 함께 오는 8월 중 250~300억원 규모의 영상펀드 구성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장기신용은행 및 홍콩 HSBC 은행에서 금융 부문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지난 2000년 밀레니엄벤처투자를 인수해 사장을 맡았고, 이어 한국창투와 합병을 통해 김정주 전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았다.

한국창투 시절 800억원 가량의 펀드를 구성한 바 있는 김 사장은 특히 국내 대표 휴대폰 부품업체 엠텍비젼에 대한 투자를 통해 1천% 이상의 수익을 거둬 주목을 받았었다.

그리고 2003년 한국창투를 나온 김 사장은 1년여의 준비를 통해 지난해 3월 보스톤창투를 설립했다.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투자자들과 대규모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김 사장은 투자사에 외국자본을 유치해 주는 등 금융부문에서 쌓은 공으로 지난해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요즘도 16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는 김 사장은 "우리 회사는 부실자산이 전혀 없기 때문에 지금 하는 모든 일이 창조적인 일이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여유있는 웃음을 보였다.

권해주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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