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던 스타트업 투자 시장에 겨울이 찾아왔다. 올해 스타트업 시장은 심각한 상태다. 스타트업의 다음 단계라 할 수 있는 비상장(시리즈A 단계 이상)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20일 KB증권과 스타트업레시피에 따르면 지난 1월 스타트업 시장에 유입된 투자 총액은 전년동기대비 78% 감소한 3천13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이 특별한 호황기였던 만큼 감소 추세는 예견됐지만, 1월 성적표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수경 KB증권 연구원은 “1월 스타트업 투자 총액은 국내 스타트업 투자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이전인 2021년 1월, 2020년 1월(각각 2천927억원, 3천191억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귀했다”며 “1월에도 분기 감소세가 시작된 2022년의 분위기를 이어가는 등 국내 스타트업들은 어려운 투자 환경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1월 비상장 투자 유치 금액도 전년 동기 대비 17.5% 줄어든 2조원을 기록했다. 다만 1월은 카카오의 비상장 자회사가 사우디아라비아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1조2천억원(포스트밸류 10조5천억원)의 시리즈(Series) E를 유치한 만큼 사실상 이건을 제외하면 1월 비상장 투자 유치는 8천9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 연구원은 “2022년 1월, 12월 모두 2천억원 이상의 대형 딜이 없었다는 것을 감안해보자”며 “(카카오건 제외) 전년 동기 대비 65%, 전월대비 28% 투자 유치 금액이 감소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자금 유치 건도 일부 기업에 집중됐다. 올해 1월 주요 투자유치 건은 엔에이치엔클라우드 (Series A 1천500억원), 아데나소프트웨어 (Pre-IPO, 300억원), 피플펀드컴퍼니 (Series G, 247억원) 등이 투자 상위 순위를 차지했다.
특히 바이오업계의 투자 유치는 심각한 양극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부 유망한 바이오 업체를 제외하곤 투자금 유치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모 바이오 상장 업체는 수백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을 하러 다닐 정도로 자금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상장사도 시리즈B 투자 유치 후 시리즈C를 진행하려고 하는데 시리즈B보다 할인되서 가치 평가되기도 한다”며 “그나마 나은 시장은 시리즈A 이전 단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 1월 투자 단계별로 살펴보면, 92건의 투자건 중 시드 26건, Pre-A가 23건, Series A가 21건으로 초기 투자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냉랭한 시장 분위기 속 투입 금액이 적은 초기 단계 위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