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은은한 약재 냄새가 풍기는 공간 속 각종 한약재와 다양한 수산물, 채소, 과일 등이 진열되어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동시장의 풍경이다. 시장 통로를 계속 걷다가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가니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이다.
스타벅스가 1960년대 지어진 이후 폐극장으로 남아있던 공간을 리모델링해 카페를 조성했다. 오픈 전날인 15일 방문해 살펴본 경동 1960점은 옛 경동극장 모습의 일부를 고스란히 보존한 채 현대적 요소를 접목한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
스타벅스는 경동1960점 오픈을 준비하면서 극장이 갖고 있는 요소를 많이 유지할 수 있도록 고민했다. 주출입구를 극장 모습 그대로 유지했고, 매장에 들어서면 극장 무대 같은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천장은 커피나무에서 볼 수 있는 요소들을 해체해서 아트웍로 꾸몄다.
기존 매장에서 주문한 음료가 나오면 닉네임이나 번호로 안내하는 화면은 영사기 형태로 변형해 영화 크레딧처럼 보이도록 했다.
테이블은 계단식으로 꾸며 극장 좌석처럼 느껴졌다. 공간의 맨 뒤쪽에 위치한 영사실 역시 보존했다. 영화가 출력되는 공간이었지만 직원들의 휴게 공간으로 조성했다.
현대 건축물에선 보기 어려운 목조 구조물도 눈에 띄었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철재가 아닌 목조 구조물이 그대로 유지된 모습을 볼 수 있다. 주문을 받는 테이블은 스타벅스의 재고 텀블러를 파쇄해 재활용했다. 알록달록한 파편들이 박혀있는 걸 볼 수 있었다.
LG전자도 레트로 콘셉트로 공간을 꾸미는 데 힘을 보탰다. 스타벅스 매장 입구에는 1958년 LG 전신인 금성사 설립 이후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와 냉장고, 세탁기 등이 전시되어 있다.
금성사가 1966년 생산한 19인치 1호 흑백TV 'VD-191'에선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안내 직원은 "1960년대 출시 당시 TV 가격이 6만원이었는데, 쌀 27가마에 해당하는 금액이었고, 당시 대졸 신입사원 초임이 1만6천원이었다"고 설명해 세월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전시 제품 옆으로는 가로 13.2m, 세로 2.7m의 LG전자 LED 사이니지월이 과거 경동시장의 모습을 송출하고 있었다. 이 공간을 통해 경동시장의 역사와 발전 과정 및 지역상생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새로고침 센터'를 통해 다양한 LG전자 제품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일상에 지친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고침한다는 취지로 구성된 공간이다.
마음 고침 코너에서는 LG전자의 식물 생활가전인 '틔운'에서 키울 수 있는 식물과 같은 종류의 모종을 친환경 화분에 옮겨 담을 수 있다.
개성 고침 코너에는 그램360과 스타일러스 펜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한쪽에서는 LG전자 폐가전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만능거치대, 그립톡, 키링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LG전자는 판매 수익금의 10%를 경동시장에 기부할 예정이다.
스타일 고침 코너에서는 폐가전을 업사이클링해 제작한 펜던트로 옷을 꾸미거나 팔찌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한쪽에는 옷과 신발을 관리할 수 있는 LG스타일러와 슈케이스를 전시했다.
위층에는 기분 고침을 위한 방탈출 체험 공간이 있다. 이곳에는 LG전자의 냉장고, 공기청정기, 스피커 등이 있는데 씽큐앱을 통해 가전을 제어하며 단서를 찾는 방식이다. 방탈출 체험은 예약을 통해 체험할 수 있다.
경동1960점의 인테리어 시공을 담당한 이한솔 파트너는 "경동시장 요소와 폐극장 인테리어를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다"며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가 경동시장을 통해 올라오면서 색다른 변화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매장 내 공연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의 문화예술 공연을 정기적으로 진행해 남녀노소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스타벅스는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경동시장 상인들과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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