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하고 재유행인 상황이지만 코트 사이드 열기는 뜨거웠다. V리그가 3년 만에 다시 전남 순천시를 찾았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019년 컵대회를 순천에서 개최했다. 이 대회는 배구팬 기억 속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유행) 선언 이전 마지막으로 치러진 컵대회가 됐다. 그리고 3년 뒤인 올해 컵대회는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다시 열린다.
여자부가 먼저 막을 올렸고 13일 개막전이자 A조 조별리그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두팀에는 한국 여자배구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뛰고 있다.
흥국생명에는 돌아온 에이스이자 V리그 원조 팬덤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김연경이, IBK기업은행은 포스트 김연경의 선두 주자이자 또 다른 팬덤을 이루고 있는 김희진이 뛰고 있다. 팬들의 관심은 모아졌고 그대로 만원 관중으로 드러났다.
KOVO는 이날 체육관을 찾은 관중 수를 3795명으로 집계해 발표했다. 인터넷으로 사전 판매된 예매분 3300석은 일찌감치 동이 났고 경기 당일 입석을 포함한 495석이 완판됐다. 매진 사례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과 관중들은 김연경, 김희진을 비롯한 양팀 선수들이 코트로 나오기 전부터 준비해온 플랭카드와 응원 문구 등을 흔들었다. 선수들이 코트로 나오자 박수와 환호성은 더 커졌다.
두팀의 이날 맞대결에선 흥국생명이 웃었다.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그러나 팬들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김연경과 김희진 그리고 양팀 선수들에게 열띤 응원을 보냈다.
김연경은 IBK기업은행전이 끝난 뒤 현장을 찾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랜만에 정말 많은 분들 앞에서 플레이했고 경기를 치렀다"며 "2019-20시즌때도 그렇게 못했고 도쿄올림픽도 그랬고 중국리그(2021-22시즌)때도 마찬가지였는데 많은 관중 앞에서 정말 재미있게 경기했다. 너무 좋았다"고 복귀전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2019-20시즌 V리그는 무관중 전환됐다가 결국 시즌 중단을 결정했다. 도쿄올림픽도 같은 이유로 1년 개막이 미뤄져 지난해(2021년) 열렸다.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김연경이 2021-22시즌 뛴 중국리그 역시 무관중 진행됐다.
김연경은 "입석까지 모두 팔렸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경기장에 도착하니 정말 줄이 엄청 길게 서있더라. 많은 분들이 더운 날씨에도 기다리고 그랬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팀 동료들도 놀라더라"며 "순천이 더운 도시인데 더 열기가 있었다.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줬기에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코트 안에서 동작을 취할 때마다 환호성이 나왔다. 그는 "힘이 정말 많이 된다"며 "전날(12일) 팀 동료 선수들 중 5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부상 선수까지 포함하면 8명이 경기를 뛰어야 했다. 매진까지 됐는데 경기력에 대해 걱정했었다"고도 했다.
그는 "권순찬 감독이 팀에 부임한 뒤 동료들과 함께 단 한 명도 빠짐없이 훈련하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김연경을 비롯한 흥국생명 선수들은 코트에서 최선을 다했다. 또한 팬 응원에 보답하는 선물로 승리를 전했다.
권 감독은 김연경의 이날 플레이에 대해 "100% 몸상태나 컨디션이 아닌데 공격도 그렇지만 서브 리스비에서 정말 좋았다"며 "공격 시 패스(토스) 높이가 잘 맞지 않아서 매달리며 때리는 장면도 있었는데 이 부분은 잘 맞추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권 감독은 또한 "(김연경은)리시브의 경우 스스로 나와 야간에도 연습하고 수비도 훈련한다"며 "경기 중 자신에게 목적타 서브가 올 거라는 걸 예상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14일에는 B조 조별리그가 열린다. 1경기는 현대건설과 KGC인삼공사, 2경기는 페퍼저축은행과 한국도로공사가 각각 맞대결한다. 13일에 이어 14일도 매진사례를 기대하고 있는 KOVO와 여자부 각팀들이다. IBK기업은행은 15일, 흥국생명은 17일 각각 GS칼텍스와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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