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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과학] 강유전체 메모리 시대 앞당길 '산화하프늄' 최적공정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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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소자의 초고집적화 가능성 열어…사이언스紙 발표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강유전체 메모리(FRAM) 등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아 온 산화하프늄(HfO2)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영민 교수(성균관대), 허진성 박사(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세르게이 칼리닌 박사(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13일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산화하프늄(HfO2)의 강유전성을 ‘이온빔’을 이용해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온빔 조사밀도'라는 하나의 변수 만으로 물질의 강유전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산화하프늄의 강유전성을 200%이상 증가시키는 데 성공했다.

강유전성(強誘電性, ferroelectrics)이란 외부 자기장 등에 의해 물체의 일부가 양(+)극이나 음(-)극을 띠게 된 후 그러한 분극 상태를 유지하는 성질을 말한다.

이러한 성질을 가진 물질인 강유전체를 반도체에 응용한 대표적인 사례가 강유전체 메모리 'F램(FRAM, Ferroelectric Random Access Memory)'이다. 전기적 분극이 생긴다는 것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본 구조인 ‘0’과 ‘1’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고, 분극 상태가 유지된다는 것은 전원이 끊어져도 데이터를 보존할 수 있는 '비휘발성'을 갖게 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강유전체를 정보저장 소재로 사용하는 F램은 D램의 빠른 속도와 플래시메모리의 비휘발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전력 소비량이 적으면서 쓰고 읽기를 무한히 반복해도 될 만큼 내구성도 뛰어나다.

이에 따라 지난 수십 년간 강유전성 물질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지만 소자 미세화를 위한 박막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인 강유전체 재료인 PZT(PbZrTiO3) 박막은 두께가 일정 수준(50nm)으로 얇아지면 강유전성이 급격하게 소실된다. 현재 반도체 산업공정에도 바로 적용할 수 없어서, 아이디어가 제안된 이후 지난 40여 년 동안 실제 구현되지 못했다.

이온빔을 이용한 산화하프늄(HfO2) 기반 강유전체의 상전이 과정 개념도. 같은 물질이라도 서로 다른 결정구조를 지닐 수 있게 된다. HfO2 기반 물질에서 강유전성이 없는 단사정(monoclinic) 상이 아닌 강유전성이 있는 사방정(orthorhombic) 상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정변수를 제어해야 한다. 그러나 이온빔만으로도 (왼쪽) 강유전성이 없는 단사정 상에서 (오른쪽) 강유전성이 있는 사방정 상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 [사진 제공 및 설명=김윤석 성균관대 교수]
이온빔을 이용한 산화하프늄(HfO2) 기반 강유전체의 상전이 과정 개념도. 같은 물질이라도 서로 다른 결정구조를 지닐 수 있게 된다. HfO2 기반 물질에서 강유전성이 없는 단사정(monoclinic) 상이 아닌 강유전성이 있는 사방정(orthorhombic) 상을 가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공정변수를 제어해야 한다. 그러나 이온빔만으로도 (왼쪽) 강유전성이 없는 단사정 상에서 (오른쪽) 강유전성이 있는 사방정 상으로 변하게 할 수 있다. [사진 제공 및 설명=김윤석 성균관대 교수]

산화하프늄 강유전체는 두께가 불과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PZT보다 10배 이상 얇게 만들 수 있어 차세대 초고집적 반도체 재료로 기대를 받고 있다. 기존에도 사용되던 소재지만 강유전성을 가진다는 것은 2011년에 처음 발견됐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이를 이용한 극초박막 소자 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산화하프늄은 일반적인 강유전체와 달리 바로 사용할 수 없고 웨이크-업(wake-up)이라는 반복적인 전기장 인가를 통해 강유전성을 증대하는 과정이 추가로 필요하고, 여러 공정 조건들이 강유전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정상 한계점이 실제 양산화의 큰 장벽이다.

김윤석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후처리과정이나 복잡한 공정최적화 과정 없이, 이온빔을 이용해 산화하프늄의 강유전성을 손쉽게 조절하고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강유전성의 발현 정도는 산소 결함(산화물 재료의 결정구조에서 산소 원자가 빠져 비어있는 자리)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연구팀은 이에 착안해 이온빔을 이용한 산소 결함의 정량적 조절을 통해 강유전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고안했다. 그 결과, 강유전성의 증가 원인이 산소결함 밀도와 연계된 결정구조 변화에서 비롯된다는 원리를 밝혀냈다. 또한 이온빔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보다 200%이상 강유전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었다.

이온빔을 조사 전 후의 결정구조와 강유전 분극신호 변화 이온빔 조사 이후에 HfO2 기반 물질이 강유전성이 없는 단사정상(왼쪽)에서 강유전성이 있는 사방정상(가운데)을 가지게 됨을 주사투과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결정구조를 관찰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원자힘현미경을 이용하여 이온빔 조사 영역의 강유전 분극신호(오른쪽)가 밝아짐을 통해서 강유전 분극이 증가함도 보여주었다. [사진 제공 및 설명=김윤석 성균관대 교수]
이온빔을 조사 전 후의 결정구조와 강유전 분극신호 변화 이온빔 조사 이후에 HfO2 기반 물질이 강유전성이 없는 단사정상(왼쪽)에서 강유전성이 있는 사방정상(가운데)을 가지게 됨을 주사투과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결정구조를 관찰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와 함께, 원자힘현미경을 이용하여 이온빔 조사 영역의 강유전 분극신호(오른쪽)가 밝아짐을 통해서 강유전 분극이 증가함도 보여주었다. [사진 제공 및 설명=김윤석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이온빔 조사밀도라는 하나의 변수 만으로 강유전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현재의 반도체 공정 구조를 바꿀 필요 없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김윤석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강유전성을 활용한 고효율 반도체 소자의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현재의 방법론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실제 반도체 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최적 조건 탐색 등 후속 연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논문명 : Highly enhanced ferroelectricity in HfO2-based ferroelectric thin film by light ion bombardment / Science

◇저자 :김윤석 교수(성균관대학교), 김영민 교수(성균관대학교), 세르게이 칼리닌 박사(ORNL), 허진성 박사(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이상 공동 교신저자), 강승훈 박사(성균관대학교), 장우성 박사과정(성균관대학교), 안나 모로조브스카 박사(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Ukraine, 이상 공동 제1저자)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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