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오유진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이 1천900원선에 도달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 평균 주유소 휘발윳값은 전날보다 17.27원 상승한 ℓ당 1천909.67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 휘발윳값이 ℓ당 1천900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3년 10월 셋째 주(1천902.55원) 이후 약 8년 5개월 만이다. 현재 전국 최고가 지역은 서울로 전날보다 20.98원 상승한 1천981.81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로 인해 전국 휘발윳값이 ℓ당 역대 최고가인 2천원을 넘겼던 2012년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2012년 8~10월에 ℓ당 2천원을 웃돈 바 있다.
앞서 전국 휘발유값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 리터당 1천807원으로 2014년 9월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같은 달 12일부터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되면서 9주 연속 하락해 올 초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1천600원대까지 내려간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세로 전환되면서 한때 배럴당 130달러 선을 뚫었고 국내 휘발유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국내 휘발유 가격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는 국제유가가 최고가를 갱신하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조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이 같은 선택은 유가 급등을 초래해 자국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음에도 러시아를 향한 경제제재의 고삐를 더 바짝 조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따라서 국제유가의 불안정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배럴당 13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진정과 산유국들의 증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9일(현지시간) 전날보다 15달러(12.1%) 하락한 배럴당 10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휘발유값 상승에 우리 정부도 '유류세 인하 연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세 인하 조치 효과가 상쇄됨에 따라 오는 4월 말 종료 예정이었던 유류세 20% 인하 조치를 3개월 연장하기로 한 것. 또 국제유가가 더 오를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서 "고유가로 인한 물가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20%) 및 액화천연가스(LNG) 할당관세 0% 조치를 7월 말까지 3개월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폭이 워낙 커 유류세 인하 효과를 이미 상쇄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유류세 인하 폭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향후 국제유가가 현 수준보다 가파르게 상승해 경제 불확실성이 더 확대될 경우 유류세 인하 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법상 유류세 인하 한도가 30% 임을 미뤄봤을 때 25%, 30%로 인하 폭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최대치인 30%까지 인하폭을 확대할 경우 휘발유 가격은 ℓ당 305원 내려가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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