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승권 기자] 아모레퍼시픽이 지역사업부 인력 재배치를 진행한다. 이번 인력 재배치는 실적 악화로 인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1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말부터 개별 평가 면담을 통해 지방 인력을 서울 등으로 이동 발령을 진행하고 있다. 지방 직원 전체의 약 30%가 대상으로 종료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실적 악화 속 오프라인 매장을 접고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고 있는 데 따른 인력 구조조정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나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 지역 이동 발령이나 퇴사를 원치 않는 직원을 서울 본사로 강제 발령을 내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이런 과정에서 직원이 스스로 퇴직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인력 재배치'를 하고 있다는 것은 맞지만 당사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발령과 주거비지원 등 원활하게 진행되던 부분"이라며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를 위해 갑자기 진행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즉,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이동 배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의 이런 조치가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것에 무게를 싣는다. 아모레퍼시픽이 처한 현재 상황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하반기 15년차 이상 본사 직원에 대한 창사 첫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실적이 지속 하락하고 있어서다.
실제 2016년 역대 최대 매출 6조6천976억원을 찍었던 아모레퍼시픽 매출은 2019년까지 6조원대를 유지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 감소까지 겹치며 지난해 4조4천322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도 3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천762억원이었지만 2분기 912억원, 3분기 517억원까지 하락했다. 그간 중국 해외 매출 확대가 실적을 이끌었지만 '사드 사태' 이후 판매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더 큰 문제는 당분간 중국 시장 회복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실적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먼저 중국 화장품 브랜드(C-뷰티)가 급성장하며 아모레퍼시픽을 밀어내고 있어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 기초화장품 시장점유율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K-뷰티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위권 내에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가 8개, C-뷰티 브랜드인 바이췌링과 자연당이 각각 4위, 6위에 이름을 올렸다.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의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 늘어난 1조2천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 전환한 378억원으로 전망한다"면서 "시장기대치(영업이익 565억원)를 약 33% 하회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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