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순위표가 촘촘하다. 2021-22시즌 도드람 V리그 개막 후 남자부가 그렇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30일 수원체육관에서 한국전력과 원정 경기를 치른다. 승점3을 손에 넣을 경우 단숨에 1위로 올라간다. 물론 상대팀 한국전력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지난 1라운드 다소 주춤했다. 개인 사생활 문제로 오프시즌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정지석이 전력 제외됐다. 이런 가운데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베테랑 곽승석과 짝을 이룰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임동혁을 낙점했다.
임동혁은 주 포지션이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다. 그런데 정지석이 빠진 자리에 들어갔다. 외국인선수 링컨 윌리엄스(이하 링컨, 호주)가 주전 라이트로 코트에 나가다보니 이런 상황이 생겼다.
대한항공은 '디펜딩 챔피언'에 어울리지 않게 1라운드 고전했다. 홈과 달리 유독 원정 경기에서 맥을 못추는 장면도 여러 번 나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 팀에는 뛰어난 라이트가 두 명이 있고 모두 선발로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상대팀들은 리시브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임동혁에게 집중적으로 목적타 서브를 보냈다. 오윤렬과 정성민 등 리베로가 커버 플레이를 했지만 리시브에 부담은 느낀 임동혁은 장기인 공격력마저 흔들렸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조금씩 안정을 찾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27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이겼다. 링컨과 세터 한선수의 서브가 잘 통했고 무엇보다 임동혁이 제자리를 찾고 있다.
그는 이날 10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 56.2%를 기록했다. 직전 경기이던 KB손해보험전(1-3 패)에서 기록한 13점 공격성공률 48%보다 득점은 줄었지만 성공률을 끌어올렸고 무엇보다 범실이 줄었다. KB손해보험에서 범실 10개로 고개를 숙였지만 OK금융그룹을 상대로는 단 하나에 그쳤다.
한선수는 "1라운드때는 (임)동혁이가 메달리는 공격이 자주 나왔다"고 말했다. 한선수는 임동혁에게 '조언' 하나를 했다. 그는 "동혁이는 '잘해야한다'는 압박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며 "그러다보니 경기 중 자주 반 박자 먼저 스탭을 밟는다"고 말했다.
이럴 경우 한선수 또는 유광우 등 세터들이 보내는 패스(토스)와 박자와 리듬이 엇나가게 된다. 세터들이 패스 속도를 조절하더라도 문제가 생긴다. 센터나 사이드 블로킹이 공격수를 따라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줄 수 있어서다.
세터가 공격수의 성향과 습관에 맞춰주는 게 우선이긴 하지만 반대로 요구를 할 수 도 있다. 팀 공격과 플레이가 좀 더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다. 한선수는 "동혁이에게 조급해하지 말고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공격을 시도하라고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급할 수록 돌아가라는 의미가 임동혁에게도 해당되는 셈이다.
임동혁은 당분간 선발 레프트로 계속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석이 오는 12월 4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리는 우리카드와 홈 경기부터 코트로 나올 수 있게 됐지만 훈련 부족 등으로 바로 선발 출전하기엔 무리가 있다.
여기에 팀내 갈등이 불거져 논란이 되고 있는 여자부 IBK기업은행 때문에 상대적으로 묻힌 감은 있지만 정지석의 개인 행동과 관련한 팬들의 반감과 비난도 소속팀 대한항공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
행동에 적극적인 팬들은 IBK기업은행의 홈 구장인 화성체육관에 이어 대한항공 본사 앞에서 트럭시위를 하며 '의사'를 표현했다.
물론 선수 기용과 활용 여부는 전적으로 틸리카이넨 감독 손에 달려있다. 3라운드 첫 경기인 우리카드전에 임동혁을 대신해 정지석이 먼저 코트로 나올 수 도 있다.
하지만 임동혁의 활용도와 쓰임새는 여전히 중요하다. 경기 마다 기복이 있는 링컨의 공격력을 뒷받침해야 하고 센터진 부상 등으로 사이드로 공격 비중이 몰릴 수 밖에 없는 팀 상황이 그렇다.
/류한준 기자(hantae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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