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진실을 덮으려던 김사니 감독대행의 거짓말이 탄로 났다. 또한 감독의 지시는 무시하고 행장의 말에 따라 움직인 행적도 포착됐다.
김 대행은 지난 27일 GS칼텍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저는 팀을 두 번이나 이탈한 적이 없다. 이탈이 아니라 사표를 얘기했다"라며 "이 부분은 정확히 이야기 드릴 수 있다. 이탈한 것이 아니다. 감독이나 회사에 얘기했고 회사에서 처리가 된 상황이었다. 저는 이탈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김 대행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이탈을 인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훈련 도중 팀을 이탈한 세터 조송화를 따라 이날 팀을 떠난 김 대행. 그는 이를 두고 이탈이 아닌 사의를 표명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16일 광주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과의 경기에 모습을 보였다.
당시 김 대행을 움직이게 한 것은 서남원 전 감독도, 선수단도 아니었다. 윤종원 행장의 지시였다.
선수단 버스가 아닌 구단 차량을 이용해 조송화와 함께 광주로 내려온 김 대행은 팀을 나갈 때는 언제고 이렇게 오냐는 서 전 감독의 추궁에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다. 윗선에서 가라 해서 왔다"라고 말했다.
이탈에 대한 사과도 거부했던 김 대행이다. 서 전 감독은 선수단 미팅을 앞두고 김 대행에게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선수들에게 사과하고 다시 힘을 내보자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대행은 선수단에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서 전 감독의 거듭된 설득에 결국 사과에 나선 김 대행. 선수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이탈을 인정했다. 김 대행은 "일단 시즌 중에 제 개인감정으로 팀을 이탈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라며 "오늘 또한 자의든, 타의든 오게 됐다. 내색하지 않고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곤 경기를 마치고 다시 팀을 이탈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지도자들 역시 팀 워크를 해칠 수 있는 상황을 제일 견제한다. 서 전 감독도 혹시 선수단이 동요될 것을 우려해 경기를 앞두고 예고 없이 찾아온 코치와 선수를 받지 않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윤 행장의 입김이 작용한 이상 기업은행 내부에서는 이를 거역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김 대행이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더라도 자신이 팀에 남을 것 같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팀을 이탈해 선수단을 동요하게 만든 장본인이 팀을 수습하는 소방수로 나서게 된 배경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뷰에 나설 때마다 자신이 뱉은 말을 뒤집고 있는 김 대행.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는 김 대행과 IBK의 행태는 점차 진실의 벽에 부닥칠 전망이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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