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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도 당황한 폭언·기본기 훈련 불만…서서히 드러나는 IBK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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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송대성 기자] 선수와 코치의 항명 사태로 흔들리고 있는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을 둘러싼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감독대행과 몇몇 선수들이 증언한 전임 감독의 폭언은 사실상 없었고, 지도 스타일에 대한 불만 역시 힘들다는 이유로 훈련 강도를 지적하는 억지에 불과했다.

기업은행은 27일 화성체육관에서 GS칼텍스와 '도드람 2021-22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홈경기를 치른다. 지난 23일 흥국생명을 상대로 승리를 챙기면 최하위 탈출에 성공한 기업은행은 2연승과 함께 5위 도약을 동시에 노린다.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 대행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 김사니 감독 대행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하지만 경기 결과를 떠나 전임 감독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김사니 감독대행이 이번에는 어떤 폭로를 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 감독대행은 조송화와 함께 두 차례나 팀을 이탈하는 등 항명 사태에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구단은 서남원 전 감독을 성적 부진과 선수단 관리 책임을 물어 경질하면서 김 세터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히는 상식 밖의 인선을 단행했다.

흥국생명전에서 첫 감독대행 직무를 수행한 김 코치. 무단이탈 이후 첫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기에 그간 행적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과가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전임 감독의 '폭언'을 주장하는 데 더 힘을 쏟았다.

김 감독대행은 서 전 감독이 조송화의 이탈을 두고 "모든 스태프와 선수들이 있는 상황에서 화를 내면서 이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고 했다.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과 폭언이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당시 어린 후배들도 내가 서 감독에게 혼나는 것을 보고 있었다"면서 "내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다. (이탈)이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김수지와 표승주 역시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밝히기는 어렵지만 불편한 자리였다며 김 감독대행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서 전 감독이 이를 강하게 반박한 데 이어 구단 역시 김 감독대행과 면담을 진행한 결과 그가 주장하는 것처럼 '폭언'과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 등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IBK기업은행의 표승주(오른쪽)와 김수지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IBK기업은행의 표승주(오른쪽)와 김수지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폭언'이 있었다는 지난 13일 훈련 당시는 감독의 지시에 침묵으로 항명하는 조송화와 이를 지켜보면서도 코치 본분을 망각하고 지적은커녕 오히려 선수처럼 행동하는 김 코치의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서 전 감독은 욕설 등 폭언은 절대 없었다고 해명했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폭언'은 김 코치와 선수들이 항명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그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고자 꺼낸 회심의 카드였던 셈이다. 하지만 폭로에 반드시 따라줘야 할 명백한 증거 대신 눈물로 호소하는 것에 그치며 오히려 '악수'(惡手)를 둔 모양새가 됐다.

몇몇 선수들이 불만을 품었다는 서 전 감독의 지도 방식 또한 힘든 기본기 훈련을 시켰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서 전 감독은 선수들의 기본기를 강조하면서 강도 높게 리시브, 수비 훈련을 시켰다.

기본기 훈련은 배구를 떠나 프로스포츠 모든 종목에서 빠지지 않는 부분이다. 제아무리 슈퍼스타라 하더라도 은퇴할 때까지 기본기 훈련을 빼놓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V리그 역시 매 경기 승패를 떠나 사령탑들이 강조하는 것이 기본기다. 기본기가 되지 않는 선수는 코트에 나설 자격이 없다.

기업은행의 경우 수비 전문 선수인 리베로 신연경을 제외하고 리시브 10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없었다. 공격 지표에서도 기업은행 선수들을 찾기란 쉽지 않다. 레베카 라셈(등록명 라셈)이 공격 종합과 득점에서 9위에 올랐을 뿐 국내 선수들의 영향력과 안정감은 기본기 훈련에 불만을 품을 수준이 아니었다.

IBK기업은행의 김주향이 리시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IBK기업은행의 김주향이 리시브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또한 몇몇 선수들은 전임 감독이 특별한 전술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상대에 맞는 전술을 가동해야 하는 데 그런 부분이 보이지 않았다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취재 결과 서 전 감독은 매 경기를 앞두고 상대의 공격 코스 및 수비 위치, 그리고 상대의 장단점 등을 분석해 미팅을 통해 선수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해당 자료는 여전히 팀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술을 준비하더라도 선수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선수들 간의 신뢰가 깨진 것도 한몫했다. 세터는 사이드 블로킹이 낮은 쪽을 공략하고 싶어도 공격수가 제대로 처리해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른 공격 루트를 택한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상대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기업은행은 이런 상황의 연속이었다.

배구계를 넘어 대중들에게도 싸늘한 시선을 받고도 당당함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은행.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얘기가 통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자신들로 인해 나머지 13개 구단도 적잖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송대성 기자(snowbal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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