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김태헌 기자]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2천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를 완료했다.
9일 컬리는 향후 기업공개(IPO)시 한국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시리즈 F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Aspex Management)와 DST Global, 세콰이어캐피탈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탈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신규투자자로는 자산규모 약 520억 달러(한화 약 59조원)를 운용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중 하나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Millennium Management)와 지난 4월 샛별배송 전국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CJ 대한통운이 참여했다.
이번 시리즈 F 투자에서 컬리의 기업가치는 작년 시리즈 E 투자 후 약 1년 여만에 2.6배 오른 2조 5천억원 규모로 평가됐다.
컬리의 높은 기업가치는 가파른 성장성에 있다. 컬리는 창사 이래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해왔다.
2020년에는 9천5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두배 이상 성장했고, 그 결과 2020년과 2021년엔 파이낸셜 타임즈가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고성장 기업에 국내 회사로는 유일하게 2년 연속 20위 내에 선정됐다.
매출만 아니라 고객 수도 매년 크게 늘고 있다. 2020년에만 280만명의 신규회원이 가입했으며 2021년 5월 말 기준으로 누적가입자 수 800만명을 돌파했다.
고객 충성도도 탄탄하다. 2021년 가입한 신규고객의 재구매율은 71.3%에 달한다. 가파른 성장을 지속할 동력은 단독상품 비중이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에 비해 높다는 점이다. 컬리PB 상품을 비롯해 마켓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컬리 온리(Only) 상품 등 단독상품의 비중은 해마다 계속 증가해 현재 전체 상품 거래액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컬리의 미래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도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 미래 성장을 위한 적극적인 선투자로 현재 영업손실을 내고 있지만,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공헌이익은 흑자로 전환한지 이미 3년이 넘었다.
특히 컬리는 우수한 서비스 품질 덕분에 첫 구매 이후 고객들의 회당 구매금액과 평균 구매빈도가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창사 이래 쌓아온 데이터베이스와 기술을 기반으로 마케팅, 물류비가 지속적으로 효율화 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컬리가 규모의 경제를 이룬 특정시점에는 확실하게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해외증시와 한국증시 상장을 동시에 탐색해왔던 컬리는 사업모델과 국내외 증시 상황 등 다양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후 최근 한국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마켓컬리를 아끼고 이용한 고객, 그리고 같이 성장해온 생산자 및 상품 공급자 등 컬리 생태계 참여자와 함께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가 K-유니콘의 국내 상장 유치를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 도입 등 제도 개선과 함께 적극 소통해온 점도 컬리가 한국 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돌린 요인 중 하나다.
컬리는 이번에 확보한 시리즈 F 투자금을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상품 발주, 재고관리, 주문처리, 배송 등 물류 서비스의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정확성을 제고할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적인 투자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 고객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UI 및 UX 고도화, 주문 및 결제 편의성 제고 등 다양한 서비스 기술 분야에도 투자를 할 계획이다. 또한 컬리는 이를 뒷받침할 개발자 및 전문 인력 채용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최근 기술개발 팀 인력은 작년 연말 대비 올해 6월 기준 50% 정도 늘었으며, 올 하반기에도 기술인력을 두배 이상으로 늘린다.
더불어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 확대에도 투자를 확대한다. 컬리는 기존 서울 등 수도권에 제공되던 샛별배송을 올해 5월에 충청권까지 넓혔으며, 하반기에는 남부권까지 샛별배송 서비스를 늘려 고객 편의를 증대하고 해당 지역의 신규 회원 유치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컬리가 지난 수십년간 오프라인에서 머무르던 소비자들의 장보기 습관을 혁신적인 배송과 상품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온라인으로 전환시킨 점, 또한 생산자들이 생산, 유통하는 방식에 데이터와 기술을 도입해 고객들이 좋은 물건을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힘쓴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이번 투자를 기반으로 생산자들과는 상생협력에 힘쓰고, 기술투자와 우수한 인재유치로 고객 가치를 높여 장보기 시장의 혁신을 앞으로 선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태헌 기자(kth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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