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조선∙해양 환경장비 전문기업 일승이 미래에셋대우기업인수목적4호와의 스팩(SPAC) 합병을 통해 오는 5월 코스닥에 상장한다. 국내 선박 분뇨처리장치(STP) 점유율 1위로 환경규제 강화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손지익 일승 대표이사는 16일 기업공개(IPO) 기자 간담회를 온라인 화상으로 개최하고 "조선·해양분야 환경장비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번 코스닥 상장을 통해 신사업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R&D(연구·개발)로 글로벌 환경장비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1988년에 설립된 일승은 당시 디젤엔진에 사용되는 연료유에 포함된 불순물과 수분을 제거하는 연료청정기(OP) 개발을 시작으로 지난 33년간 선박 내 분뇨처리장치(STP), 황산화물 저감장치인 스크러버(Scrubber), 진공상태에서 엔진의 폐열을 이용해 해수를 증발·응축해 청수를 제조하는 조수기(FWG) 등 다양한 조선∙해양 환경장비를 직접 개발하고 생산해왔다.
특히 분뇨처리장치(STP)의 경우 최근 5개년 평균 시장점유율이 국내에서 86%, 글로벌 시장에서 23%를 달성하며 그 기술력을 입증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오수방출(Sewage Discharge) 규제 강화로 총 톤수 400톤 이상 또는 15인 이상 승선 선박에 이 장치를 의무로 탑재해야 하는 데 따른 수요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비슷한 맥락에서 다른 환경장비들의 성장성도 기대된다. IMO는 지난해 1월부터 선박연료유의 황함유량 상한선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Outside ECA 기준)대폭 강화했다. 손 대표는 "스크러버가 이들 환경규제의 대표적인 해결책으로 꼽힌다"며 "자사 스크러버 탑재 선박의 발주가 계속되고 있어 실적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승은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물론 글로벌 톱티어(Top-tier)를 매출처로 확보했다. 모회사인 세진중공업과는 영업 및 기술 협업으로 운송비와 제작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안에 회사의 온산지점과 세진중공업이 인접해있어 조선소에서 별도의 스크러버 설치 공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해에는 3분기 만에 전년 연간실적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2020년 3분기 누적 매출액 298억원, 영업이익 32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으로 이는 전년 연간 매출액 대비 31%, 영업이익은 95%, 당기순이익은 35%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이번 스팩 상장을 신사업 가속화의 계기로 삼을 것이란 설명이다. 손 대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액화천연가스(LNG) 및 복합화력 발전소로 전환하려는 정부 정책에 부합해 배열회수보일러(HRSG) 사업도 본격 추진할 것"이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R&D를 거쳐 분뇨처리장치(STP)의 핵심 부품인 배큠펌프(Vacuum Pump) 국산화와 육상화, 원통형 조수기 등 기존 아이템의 스펙 다각화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승은 오는 24일 합병승인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5월17일 스팩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합병기일은 내달 29일로 합병법인은 미래에셋대우기업인수목적4호다. 합병 후 주식 수는 2천819만1천743주이며 상장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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