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후위기에 이상기후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변동성이 워낙 커 전 세계 기상청도 예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무엇보다 이상기후로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지난해 위성의 도움으로 304명의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비컨(beacon)’이었다. 비컨은 전자기파를 이용해 항공기나 선박의 위치, 방향 따위를 확인하는 장치를 말한다.
지상의 한 지점으로부터 특정한 부호로 된 전자기파를 공중의 각 방향으로 보내면 항공기나 선박은 이것을 받아 그 지점에 대한 위치를 알수 있다. 개인도 비컨 신호를 보낼 수 있다.
NOAA 측은 “등록된 긴급 비컨이 구조 노력을 하는데 필수”라며 “긴급구조를 해야 하는 대상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지난해 긴급구조로 생명을 구한 사례는 모두 304건이었다. 이중 수중구조 217명, 항공 12명, 지상에서 75명을 살려냈다. 지역별로는 플로리다에서 67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알래스카에서 29명으로 뒤를 이었다.
플로리다는 해안 지역으로 특히 사고가 잦은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알래스카는 최근 기후위기로 여러 악조건이 펼쳐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이상기후 시대, 구조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해야
NOAA의 극지 궤도와 정지 위성은 글로벌 수색, 구조 위성 지원 추적 시스템 (COSPAS-SARSAT)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COSPAS-SARSAT 시스템은 미국은 물론 국제 네트워크를 사용해 항공기, 보트 등을 대상으로 조난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개인의 경우 전 세계 어디서나 개인 위치 탐지기(Personal Locator Beacons, PLB)를 가지고 있으면 역시 감지가 가능하다.
긴급구조 시스템은 신속하게 이뤄진다. NOAA 위성이 조난 신호의 위치를 파악한다. 해당 정보는 메릴랜드주에 있는 NOAA의 위성 작전 시설(SARSAT Mission Control Center)로 전달된다.
이어 육상 구조를 위해 미 공군에, 수중구조를 위해 미국 해안 경비대가 운영하는 구조 조정 센터로 신속하게 전송된다. NOAA는 조난 신호 정보를 국제 SARSAT 파트너에게 전달해 전 세계적으로 구조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실제 이상기후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던 4명을 무사히 구조한 바 있다. 플로리다주 클리어워터에서 북서쪽으로 약 96km 떨어진 곳에서 열대성 폭풍 샐리(Sally)로 배가 침몰하고 있었다.
미국 해안 경비대는 당시 해당 선박에 설치돼 있던 비컨으로부터 경보 신호를 받았다. 헬리콥터가 구조 현장으로 날아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한 바람 등 기상조건이 매우 안 좋았기 때문이다. 해안 경비대는 컨테이너 선박을 현장에 보냈고 위험에 처해 있던 선원을 구할 수 있었다.
관련 법과 규정을 보면 비컨 소유자는 NOAA에 온라인으로 장치를 등록해야 한다. 등록 정보는 위험에 처했을 때 빠르게 파악하고 잘못된 정보를 줄일 수 있다고 NOAA 측은 강조했다. 무엇보다 비컨을 통해 지금 당장 필요한 도움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1982년 COSPAS-SARSAT가 시작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4만8000건의 구조를 지원했고 미국에서만 9400건에 이르는 구조에 도움이 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자연재해 안전 관련 전문가는 “기후변화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많은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아직 피부로 와닿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않고 여러 대비책과 안전 시스템에 미리 투자하고 예산을 집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예측이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책 입안과 예산 집행이 될 수 있는 ‘과학적 거버넌스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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