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2020년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뜨거웠다.”
2020년 지구촌 평균온도는 섭씨 0.98도 상승했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평균온도보다는 0.02도 낮았다. 그동안 2위를 차지했던 2019년을 3위로 밀어냈다.
북반구는 더했다. 20세기 평균보다 무려 1.28도 올랐다. 북반구만 놓고 보면 2016년보다 평균온도가 더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은 적도 부근 동태평양 바다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많이 올랐다. ‘슈퍼 엘니뇨’라 부른다. 그동안 가장 높은 평균온도를 기록한 바 있다. 2020년은 슈퍼 엘니뇨가 없었다. 그런데도 2016년과 맞먹는 평균온도를 보였다.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대기권에 쌓이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식 보고서를 발표했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평균온도 상승 폭이 가파르다는 데 있다. 실제 지금까지 더웠던 7번의 기록은 모두 2014년 이후 일어났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평균온도가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NOAA 국립환경정보센터 과학자들은 “지난해 지구 육지와 해양 온도는 20세기 평균 이상 오르면서 44년 연속 평균온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NOAA와 달리 2020년은 2016년과 같은 온도상승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과 2016년이 가장 뜨거웠던 해’로 동률을 이뤘다는 것이다.
세계기상기구(WMO)도 2020년은 2016년에 비견할 정도로 기온 상승이 높았다고 진단했다. 영국기상청은 NOAA와 마찬가지로 2020년은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더웠던 해로 분석했다. 기후변화를 다루는 기관마다 조금은 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공통으로 지구촌 평균기온은 상승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2020년 평균 북극 바다 얼음은 2016년과 마찬가지였다. 393만 제곱킬로미터로 가장 작은 규모를 보였다. 북극 바다 얼음이 작았던 다섯 번의 기록도 모두 2016~2020년 사이에 발생했다.
NOAA 측은 2020년에는 열대성 사이클론이 전 지구촌에 많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NOAA 관계자는 “2020년 전 지구촌에 103개의 이름을 가진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다”며 “이는 2018년 기록과 같다”고 말했다.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중에서 북대서양이 지난해 전 세계 열대성 폭풍 에너지의 30%를 차지했다. 비정상적 모습을 보였다. 실제 대서양은 2020년 열대성 폭풍이 30개 발생했다. 이름이 부족한 상황까지 이르렀다. 2005년의 28개를 넘어섰다. 2020년은 가장 많은 열대성 폭풍이 발생한 연도로 기록됐다.
바다 온도는 예외적으로 상승했다. 2020년 바다 온도는 20세기 평균보다 0.76도 상승했다. 기록상 높은 온도상승을 보였던 곳은 대서양. 인도양, 태평양 등이었다. 대양에서 바다 온도가 상승하면서 허리케인, 사이클론, 태풍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북반구 적설량은 적었다. 지난해 북반구 평균 적설량은 931만 제곱킬로미터였다. 1967~2020년 기록에서 네 번째로 적은 연평균 규모를 보였다.
유럽은 가장 뜨거웠던 한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유럽은 섭씨 2도 상승했다. 아시아지역도 비슷했다. 지난해 기온은 가장 높았다. 섭씨 2도 올랐다. 미국 캘리포니아 데스밸리는 지난해 8월 16일 무려 섭씨 54도를 기록했다.
전 세계는 2050년쯤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선언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얼마 전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한 바 있다. 오는 20일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친환경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앞세우고 있다.
현재 가파르게 상승하는 지구 평균온도는 위협적이다. 2024년 이전에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각국의 온실가스 배출 노력이 없다면 이 흐름은 더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기후 행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했었는데 이미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구 온도가 1.5도 상승하면 열대성 폭풍, 폭염, 폭우, 돌발 홍수, 대형산불, 사막 메뚜기떼 등 이상기후 현상이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발생한다. 전 세계에 기후재앙이 뒤따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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