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항공업계 인수합병(M&A)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려던 에어로케이에도 불똥이 튀었다. 에어로케이는 비행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지만 국토교통부가 운항허가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로케이에 대한 국토부의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이 늦어지고 있다. 당초 에어로케이는 7월 중으로 AOC 발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8월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청주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는 지난 2월 1호기를 도입했고, 최근 AOC를 받기 위한 조건인 50시간 이상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신규 항공사는 AOC를 받은 뒤 20일간 운항고시를 거쳐야 항공권 판매가 가능하다.
에어로케이는 AOC가 발급되면 곧바로 첫 노선인 청주-제주 항공권 판매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비행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부의 AOC 발급이 늦어지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항공업계가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신규 항공사의 시장 진입을 머뭇거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로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한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를 앞두고 있고,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를 머뭇거리는 아시아나항공은 국유화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생항공사의 시장 진입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경쟁적으로 국내선 확장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은 오히려 출혈경쟁만 더욱 격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국토부가 새로운 항공사의 운항을 허가할 경우 각종 비난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도 국토부의 LCC 면허 남발이 항공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부 입장에서는 LCC 업계의 경쟁을 과열시켰다는 비판을 듣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업자의 운항을 허가해주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새로운 LCC에 운항허가를 내주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어로케이는 이미 15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는 등 사업 시작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운항허가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직원 급여 등의 고정비는 매달 발생하면서 어려움이 쌓이고 있다.
에어로케이 관계자는 "현재 자본금에서 직원들 임금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라면서 "다만 AOC가 발급되더라도 운항할 수 있는 지역이 제주밖에 없는 상황이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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