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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이재용의 '초격차'…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 곳곳서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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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부터 10년간 미래기술육성사업에 1.5조 지원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가혹한 위기 상황이다.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생존이 달려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사장단에게 이렇게 주문했다. 이 부회장이 최근 잇따른 현장 방문에서 끊임없는 미래 기술 개발을 촉구한 배경도 같은 맥락이다. 위기극복의 키(key)인 미래 기술이 선제돼야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부터 10년간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에 1조5천억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미래기술 개발의 의지가 담겼다는 관측이다.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모습. [삼성전자]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총 28건의 연구과제 지원을 개시하기로 했다. 기초과학 14개, 소재 8개, ICT 6개 등으로 총 388억5천만원을 지원한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총 589개 연구 과제에 연구비 7천589억원을 지원하며 미래 기술 육성에 탄탄한 뒷받침을 했다.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3일 이준희 UNIST(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부 교수 연구팀의 연구 성과가 저명 과학잡지인 '사이언스'지에 게재됐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의 집적도를 1천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이론으로, 이론적 엄밀성과 독창성, 산업적 파급력을 인정받아 게재됐다. 순수 이론 논문이 사이언스지에 게재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이준희 교수팀의 연구는 지난 2019년 12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로 선정돼 연구 지원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미세화를 통해 단위 면적당 집적도를 높이는 것이 숙원인데, 일정 수준 이하로 크기를 줄일 경우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이 사라지는 '스케일링' 이슈 현상이 벌어진다. 이준희 교수 연구팀은 산화하프늄(HfO₂)'이라는 반도체 소재의 산소 원자에 전압을 가하면 원자간 탄성이 사라지는 물리 현상을 새롭게 발견하고, 반도체에 적용해 저장 용량 한계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산화하프늄은 현재 메모리반도체 공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소재로 이 현상을 적용할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제품의 메모리 성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의 집적도를 1천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메모리반도체 공정의 미세화를 더욱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다양한 기술들이 빛을 보고 있다. 일례로 지난 4월 박정원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 연구위원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나노 입자의 3차원 구조를 0.02나노미터의 정확도로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토대로 현재 개발 중인 QD디스플레이의 색 순도·휘도 향상, 연료전지 등에서 사용되는 촉매의 성능 개선 등의 분야에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난 2월에는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이종흔 교수 연구팀이 과일의 신선도와 식물 성장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센서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인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등재했다. 이를 통해 개발된 센서는 주위 환경 변화에 상관없이 과일 숙성 정도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전반적인 식물 품질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미래기술육성사업은 이처럼 기초과학은 물론 미래산업 전반에 대한 육성을 염두에 둔 매우 큰 규모의 연구지원 사업이다. 실패를 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하이 리스크, 하이 임팩트' 원칙을 근거로 진행되기 때문에 연구인력들이 새로운 기술 개발을 마음놓고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부회장 역시 이 같은 미래 기술 육성에 매우 관심이 많다. 그는 지난 3월 삼성 미래 기술 개발 '싱크탱크'인 삼성 종합기술원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전지를 비롯한 차세대 신기술 개발 현황을 점검했다. 코로나19로 불확실해진 경영 상황 속에서 기술 혁신을 통한 미래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미래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성원에 우리가 보답할 수 있는 길은 혁신"이라고 말했다.

윤선훈 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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