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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街 2·3세가 뛴다] 금녀의 경동제약…1남3녀 중 아들만 경영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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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올린 2세경영…순이익 절반 현금배당 '곳간 채우기' 논란도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신념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유독 강하다. 유난히 전문경영인이 드물고 2~4세로의 경영승계가 활발해서다. 최근 분위기는 더 심화하는 분위기다. 제약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서 맨손으로 오늘날의 제약업계를 일군 창업 1세대 퇴진과 함께 그 자녀들이 대거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다.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뉴스24에서는 [제약街 2·3세가 뛴다]는 기획을 통해 젊은 경영인의 뒤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경동제약이 창업주에 이어 2세 경영승계 작업에 속도를 낸 가운데 금녀(禁女)의 벽이 깨지지않고 있어 업계의 눈길을 끈다. 경동제약가(家) 2세 중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한 류덕희 회장의 장남 류기성 대표이사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며 세대교체에 닻을 올렸다.

업계 일각에선 중소제약사를 이끄는 회장들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한다. 창업주 류 회장은 슬하에 1남3녀를 두고 있다. 세대교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딸들의 경영 참여는 없는 상황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류 회장의 3명의 딸들은 각자 지분을 보유했을 뿐 어느누구도 경영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장녀 기연(1970년생·2.38%), 차녀 연경(1972년생·2.07%), 막내 효남(1973년생·1.45%)씨는 주요 주주에 이름만 올라와 있다.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

현재 경동제약의 류 부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44.24%에 달한다. 주요 오너 일가로는 류 부회장의 누나인 기연, 연경, 효남씨와 류 회장의 동생인 관희(1944년생·0.40%), 찬희(1950년생·4.01%), 영희(1954년생·0.30%)씨가 주요 주주다.

경동제약의 세대교체 본격화는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류 부회장은 창업주이자 부친인 류 회장으로부터 주식 190만주를 증여 받아 지분율이 6.78%에서 13.94%로 증가했다. 올해 82세인 류 회장의 지분율은 3.04%로 줄어들면서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강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류 부회장은 24살이 되던 해인 2006년 경동제약에 입사했다. 2008년 기획조정실장을 맡으면서 등기임원(사내이사)에 이름을 처음으로 올렸다. 2009년에는 신규 설립된 100% 자회사인 류일인터내셔널 지사장을 맡았다.

이듬해인 2010년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재학 중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입사 5년만인 2011년 대표를, 8년만인 2014년에 부회장으로 올라섰다.

일단 오랜 기간 경영수업으로 회사 경영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경영능력을 입증받고 있다. 진통제 그날엔을 출시해 기업을 알리고 감기약, 파스, 마스크 등 13가지 종류의 제품을 모두 그날엔이라는 통합브랜드로 판매하며 내실과 외형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모양새다.

경동제약
경동제약

경동제약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247억원으로 전년대비 21.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천765억원으로 1.5% 감소했지만 순이익은 228억원으로 329.3%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찌감치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편법없이 가업을 이어 받았다"며 "다만 매출 대비 수익률은 매년 낮아지는 반면 최근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으로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현금배당으로 오너일가의 곳간 채우기란 논란도 적지않다"고 했다.

아직 30대인 류 부회장의 행보에 풀어야할 숙제도 산넘어 산이다. 일각에선 제약사 오너 경영에 대한 비판과 함께 경영승계와 폐쇄적인 경영스타일은 그동안 국내 제약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는다. 여기에 제네릭(복제약)과 내수시장 의존 등 풀어야 할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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