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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정부에 재차 호소…"코로나19 이후 위기 예단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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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샷법 적용 대상 모든 업종·기업으로 확대 필요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까지 커져 국내외 경제 충격이 확대하자 재계가 재차 정부에 도움을 촉구했다. 경제계는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피해 규모에 따라 유동성 공급 등 애로사항 해소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며 전방위적 대책을 요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은 대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크기 때문에 글로벌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는 생산과 수출 등의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13일 경제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국내 주요 경제 주체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전례 없는 파격 지원을 요청했다. 경제계는 신용대출 확대 등 자금 지원과 함께 기업인의 기를 살리기 위한 법인세 인하도 필요하다고 했다. 노동계는 비정규직 현금 지원과 비상생계소득 도입을 호소했다.

전세계적으로 심리 저하에 따른 소비위축,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생산 차질, 유가 하락, 재고 누적 등이 중첩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상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가 올해 글로벌 성장이 급격히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부정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이에 경총은 경제단체협의회에 소속된 업종별 단체를 중심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피해가 큰 15개 단체의 의견을 취합해 공통 건의사항 8개, 업종별 핵심 건의사항 19개로 정리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요 업종별 애로 및 건의사항'을 요청했다.

업종별 애로 및 핵심 건의사항으로는 자동차업의 경우 자동차 수요촉진을 위한 각종 인센티브 확대, 부품 수급차질 최소화 지원을, 전자정보통신업은 가전제품 판매 활성화를 위한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정책사업 지속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석유화학업은 납사 탄력관세 영세율 적용 등을 제기했다. 특히 피해가 큰 항공업은 사업용 항공기 재산세 한시적 감면, 항공기 취득세·부분품 감면액의 농어촌특별세 한시적 면제 등을 건의했다.

이와 더불어 건설업은 재난선포지역의 SOC 사업 우선 추진 및 예타 면제를, 운송업은 노선버스운송업 긴급경영자금 지원 및 유가보조금 전액 지원을, 제약업은 의약품 수출입 절차 간소화 및 신속화 등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들이 위기 상황에서 자발적인 사업 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원샷법'의 적용 대상을 모든 업종과 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이 선제적으로 사업 재편을 할 때 절차 간소화, 규제 유예 등 특례를 부여하는 이 법은 현재 과잉 공급 업종으로 적용 대상이 제한돼 있다는 것.

원샷법은 기업이 선제적·자발적으로 사업재편을 할 때 절차 간소화·규제 유예 등 특례를 부여하는 제도다. 그러나 현재는 적용대상이 과잉공급 업종으로 제한돼 있어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항공운송업, 정유업도 원샷법을 활용하지 못한다. 전경련은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산업이 위기를 맞은 만큼, 적용대상을 전 산업으로 확대해 기업들의 선제적·자발적인 사업재편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코로나 19에 대한 공포로 실물과 금융의 복합위기, 퍼펙트 스톰의 한가운데 우리 경제가 놓여 있다"면서 "방역만큼이나 경제 분야에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시적으로라도 과감하게 규제를 유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소 2년간 규제를 유예하고, 유예기간 종료 후 부작용이 없으면 항구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세계무역에 미치는 충격을 분석한 결과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의 충격을 가정 시 세계교역 증가율은 약 6% 포인트 감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과거 세계적 경제위기와 현 위기를 비교 시, 한국의 경우 지난 몇 년 간 대공황 위기를 악화시켰던 미국의 정책과 유사한 패턴을 밟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은 대공황 초기 1933년 국가산업진흥법을 제정하여 최저임금제 도입, 최대 노동시간(주 40시간), 생산량 제한 등의 강력한 반시장적 정책을 시행하였고 이는 대공황으로 인한 경제위기를 악화시키고 위기로부터의 회복시간도 지연시켰다고 밝혔다.

조경엽 경제연구실 실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한국경제의 기초체력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위기로부터의 신속한 회복을 이룰 수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현금성 복지 확대로 대변되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인해 한국경제의 성장률 하락 폭은 점차 커지고 있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경제단체장들은 앞다퉈 예고 없이 닥친 코로나19발(發)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건의사항을 쏟아냈다.

지난달 정세균 국무총리와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외국 공장 가동 중단으로 국내 생산이 늘면서 추가 근로시간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특별연장근로의 적극적 인가 등 유연한 근로시간 운영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회사채를 신속 인수하거나 채권안정펀드 등이 실제 운영되는 과정에서 비우량 채권이 외면 받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기업의 외화 조달 차입비용과 통관 등에서도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우리 경제는 안 그래도 기저질환을 앓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쳐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때 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하고 "잠재성장률 등 경제 펀더멘털이 약해진 상태에서 해외 수출길까지 막혀 마땅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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