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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차관회의 통과…경제계 "깊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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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일방적 강행에 안타까움과 참담함"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경제계는 17일 '상법 시행령 개정안'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차관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 깊은 유감과 우려를 표시했다.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상장사의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5%룰'로 알려진 기관투자가의 상장사 5% 이상 지분 보유에 따른 공시 의무를 완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관련된 법안은 이날 차관회의를 통과해 21일 국무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다.

이날 경총은 입장문을 통해 "상법 시행령 개정안은 외국에서 입법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과잉 규제로, 유능하고 전문성 있는 인력이라 할지라도 사외이사로 6년 이상 재직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회사와 주주의 인사권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장치를 부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외부의 정치적‧사회적 영향을 감안할 때, 이러한 임기제한이 기업 경영에 대한 외부 개입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영 현장의 우려도 높은 편이다.

사외이사 임기 제한이 시행될 경우, 당장 올해 주총에서 560개 이상의 기업들이 일시에 사외이사를 교체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매우 엄격한 수준인 우리나라 결의요건(출석 의결권의 과반수 &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 찬성)하에서 적임자를 선임하지 못해 많은 기업들이 큰 혼란에 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경총은 "현행 자본시장법령은 경영개입 목적의 주주제안을 하려면 5%룰에 따라 지분변동 시 5일 이내 상세보고토록 공시의무를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이번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은 경영권의 핵심적 사항인 이사 선‧해임과 정관 변경 추진을 경영개입 범주에서 아예 제외해 법적 위임범위를 일탈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고의무의 경우에도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기금에 대해서는 월별 약식보고로까지 대폭 완화하여 해당 기업의 경영권 방어능력을 그만큼 무력화한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국민연금으로 하여금 공시도 안 한 상태에서 지분변동을 외부공개 없이 마음대로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자체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를 통해 국민연금이 기업의 이사 선‧해임과 정관 변경 등을 보다 용이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백지위임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사외이사 임기제한 관련에 대서 "기업의 상황에 따라서는 긍정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의 임기제한을 규정화하여 모든 사외이사에 대해서 획일적으로 연임을 금지시키는 것은 외국의 입법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구시대적인 접근"이라고 했다.

다만 대한상의는 "사외이사는 이사회 멤버로서 견제기능뿐만 아니라 기업미래 비전에 대해 조언하고 중요정책을 결정하는 역할도 있다"며 "사외이사 선임은 기업 내부경영에 관한 사한으로 기업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는 스튜어드십 코드 등 시장의 자율적 견제와 감시 기능을 활용해 해결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넘어서 기업을 길들이기 위한 압박 활동까지 전개하면서 상대적으로 기업의 경영권 방어능력은 무력화한 점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영계의 거듭된 우려가 묵살된 채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 추진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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