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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간 채우는 재계…'줄잇는 자산 매각' 실탄 확보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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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위기 버틸 실탄 없다'…현금자산 줄고 차입금 늘어

[아이뉴스24 이연춘 기자] '코로나19 쇼크'로 재계 곳곳에서 자금난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로 실물경제와 금융 부문에 타격을 가하면서 대출로 버텨보려고 은행에 손을 벌리는 기업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자산 매각에 나서는 등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재계 일각에선 영업과 재무 악화를 우려하는 대기업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실탄을 확보하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만큼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 불확실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기업들이 잇따라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재무상태 악화에 따른 현금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잠원동 사옥 매각을 추진한다. 회사측은 현재 영업본부가 사용하고 있는 잠원동 사옥 매각을 위한 주간사 선정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잠원동 사옥 매각은 현대하이스코가 입주했던 2008년 이후 12년 만이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 수는 2017년 이후 2배가 늘었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 수는 2017년 이후 2배가 늘었다.

실적악화에 따라 '철강사업경쟁력강화TFT'를 통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제철의 잠원동 사옥 매각은 유동성 확보의 일환이기도 하다. 이달중에는 단조사업부문을 분사할 계획이며 중국법인 통폐합 및 강관사업부 매각 등도 추진될 예정이다.

국내외 경제상황이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기업들의 현금확보는 줄 잇고 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여파에 모든 임원이 급여를 일부 반납하는 자구책에 이어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이마트는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스타필드를 지을 예정이었던 서울 마곡지구 부지를 매각했다. 이마트는 서울 강서구 마곡동 마곡도시개발사업 업무용지 CP4구역을 태영건설-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에 8천158억원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이 강남구 논현동 소재 성암빌딩을 매각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성암빌딩에 입주했던 계열사들이 용산 신사옥에 입주하면서 유휴자산을 처리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 다만 성암빌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한양건설이 매매 계약 중단을 결정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매수인 변경을 추진할 방침이다.

LG는 LG전자, LG화학 등이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을 매각하며 약 1조3천7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SK네트웍스는 최근 보유하고 있는 직영 주유소 302개 전체를 1조3천321억 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사업 양도 계약을 체결하며 석유 소매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매각 자금은 차입금 상환에 쓸 예정이다.

향후 우리 경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곳곳의 신호라는 평가다. 자산 매각을 통해 위기에 대비해 현금을 가지고 있겠다는 재계 행보로 읽힌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들어 부동산 등 유형 자산을 매각했다고 공시한 건 29건에 달한다. 모두 합치면 1조5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배에 달한다.

A기업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매각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그룹 관계자는 "매각을 비핵심자산의 정리를 통한 재무적 건전성 개선 일환으로 비용 절감 등 조치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힘써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현금성자산이 감소하고 차입금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이 3년 연속 지속된 한계기업 수는 2017년 이후 2배가 늘었다.

한경연이 코스피 상장기업 685개사의 개별·별도 재무제표를 분석을 통해 업황 부진으로 인한 기업들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상장기업 685개사의 현금성자산은 2018년 142조원에서 2019년 131조7천억원으로 10조3천억원 감소했다. 절반 이상인 355개사 기업들의 현금성자산이 줄면서 전체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은 2년 연속 줄었다.

한경연은 상장기업 현금성자산의 감소는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급감했기 때문이라 분석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만성적 한계기업이 증가한 상황에서 코로나19 경제위기로 인해 한계상황까지 내몰리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존립의 기로에 서있는 기업들이 위기를 버텨낼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연춘 기자 stayki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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