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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1주기㊤] 항공업계 큰별…경영자이자 엔지니어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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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서 국가적 위상 높이기도…한진그룹, 추모사업 계획

[아이뉴스24 황금빛 기자]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한 지 1년이 됐다. 그는 경영자이자 탁월한 엔지니어로 대한민국 항공 산업에서 선구자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세계무대에서 폭넓게 활동하며 국가적 위상을 높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한진그룹은 올해 조 전 회장 별세 1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6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이달 8일은 조 전 회장의 1주기다. 조 전 회장은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우뚝 세우고, 대한민국 항공 산업을 이끈 경영자였다.

특히 그는 경영자이면서 탁월한 엔지니어로 조명 받았는데 그가 항공과 운송 관련 모든 시스템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조 전 회장이 1974년 대한항공에 몸담은 이래 45년 간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 업무에 필요한 실무 분야들을 두루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은데 기인한다.

조 전 회장은 생전 시스템 경영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고 경영자는 시스템을 잘 만들고 원활하게 돌아가게끔 하고 모든 사람들이 각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현장을 강조했다. 절대 안전을 지상 목표로 하는 수송업에 있어 필수적 요소이면서 고객과의 접점이 이뤄지는 곳이 현장이라고 생각해서다. 서비스도 중시했는데 항공사의 생명은 서비스고 최상의 서비스야말로 최고의 항공사로 평가받는 길이라고 봤다. 이에 고객중심 경영에 중점을 뒀다.

선견지명으로 위기를 극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조 전 회장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의 매각 후 재 임차를 통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항공 산업이 침체의 늪에 빠진 2003년 오히려 이를 기회로 보고 차세대 항공기를 도입해 대한항공 성장의 기폭제를 마련했다.

한진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창립도 조 전 회장의 선견지명덕분이었다. 전 세계 항공업계가 대형항공사(FSC)와 LCC 간 경쟁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시대의 변화를 내다보고 별도의 LCC 설립이 필요하다고 확신한 것이다.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진=한진그룹]

세계무대에서 국가적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항공업계 UN이라고 불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으며 대한민국 항공 산업의 발언권을 높였다. 1996년부터 IATA 최고 정책 심의와 의결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을 맡았고, 2014년부터는 31명의 집행위원 가운데 별도 선출된 11명으로 이뤄진 전략정책위원회 위원도 맡았다.

이를 통해 전 세계 항공 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정책 결정에 대한민국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시작한 조 전 회장은 지난해 IATA 연차총회를 사상 처음으로 서울에서 개최하는 기폭제를 만들었다.

조 전 회장은 지난해 11월 한·미 양국 관계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밴 플리트 상은 한·미 친선 비영리 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지난 1995년부터 양국 관계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나 단체 등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조 전 회장은 한진그룹을 경영하면서 한·미 양국 간 경제 교류를 통한 상생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했다고 평가받았다. 특히 그는 미국 델타항공과 함께 대한항공을 포함한 4개 항공사가 참가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을 출범시켰는데, 이를 바탕으로 델타항공과 2018년 5월 태평양노선 조인트벤처를 시작하면서 동반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 조 전 회장은 한·미 양국의 민간경제 협력 채널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한·미 재계회의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양국 경제계 가교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올해 조 전 회장 별세 1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지난 2월 첫 번째 추모 사업을 진행했다. 한진그룹은 이화여자대학교 섬유화질환 제어 연구센터에 후원하기로 결정했는데, 폐 질환으로 별세한 조 전 회장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황금빛 기자 gol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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