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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내화, ㈜한진 주식과 질긴 악연…이인옥 회장만 배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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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주식 ‘물타기’하다 KCGI에 블록딜…KCGI 주식 처분으로 결국 손실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조선내화가 ㈜한진 주식과 질긴 악연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내화가 투자한 KCGI 산하 펀드가 한진 주식을 처분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기 때문이다. 조선내화의 한진 주식 투자는 결국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의 배만 불렸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GI는 지난달 25일 한진 보유 지분 10.17%(121만8천30주) 가운데 5.01%(6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도했다. 매도 주체는 KCGI 산하의 유한회사인 엔케이앤코홀딩스(2만455주), 타코마앤코홀딩스(46만916주), 그레이스앤그레이스(11만8629주) 등 3곳이다. 1주당 처분단가는 2만5천290원이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GCI(강성부펀드) 강성부 대표. [출처=아이뉴스24 DB]
행동주의 사모펀드 KGCI(강성부펀드) 강성부 대표. [출처=아이뉴스24 DB]

이 가운데 타코마앤코홀딩스는 조선내화가 250억원을 투자한 ‘KCGI 제1호의1 사모투자 합자회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타코마앤코홀딩스는 보유하고 있던 한진 지분 전량을 처분하면서 130억원이 넘는 손실을 입게 됐는데 결국 조선내화가 손실을 보게 된 셈이다.

조선내화는 타코마앤코홀딩스에 투자하기에 앞서 이미 한진 주식을 매매하고 있었다. 조선내화가 한진 주식을 처음으로 매입한 것은 2016년 9월12일이다. 장내매수를 통해 1만1천주를 약 2억9천600만원에 매입했다. 1주당 취득단가는 2만6천984원이다. 이후 조선내화는 연일 한진 주식을 매입하며 2016년 말에는 주식수가 67만4천여주(지분율 5.62%)까지 불었다. 투입된 금액만 194억5천100만원에 달했고, 지분율이 5%를 넘기면서 지분 공시도 하게 됐다.

조선내화는 지분공시를 하면서 경영참가 목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도 조선내화의 한진 주식 투자는 이른바 ‘물타기’였을 가능성이 높다.

한진 주가는 2013년 11월 1만5천원대로 떨어졌다가 급등하기 시작해 2015년 3월에는 7만원 돌파를 넘보기도 했다. 이후 하락세로 전환한 주가는 2016년 9월 2만7천원대로 떨어졌고 조선내화의 첫 투자가 시작됐다. 조선내화는 연말까지 2만원 후반대에서 한진 주식을 사 모았다.

하지만 2017년에도 한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조선내화는 2017년 3월 한진 주식 1만5천여주를 추가로 매수했고, 주가가 반짝 상승했던 6월 3만6천여주를 3만6천원대에 매각하면서 마침내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5.44%에 달하는 막대한 지분이 남아 있는 것이 문제였다.

조선내화의 구세주가 된 것이 KCGI였다. 조선내화는 2018년 12월 한진 주식 53만1천675주(4.44%)를 블록딜로 처분 했는데 이 가운데 46만여주를 타코마앤코홀딩스가 사들였다. 나머지 7만여주의 블록딜 상대는 그레이스앤그레이스였다.

조선내화 입장에서는 오른쪽 주머니에 있던 돈을 왼쪽 주머니로 옮긴 셈이다. 한진 주식 투자에 대한 장부상 평가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타코마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한진 주식을 모두 처분하면서 결국 손실을 입게 됐다. 다만 타코마앤코홀딩스는 한진칼 지분도 일부 보유하고 있고, 한진 주식 매각 금액으로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사들인 만큼 최종 수익률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조선내화가 한진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따로 있다. 바로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이다. 이 회장은 2016년 6월부터 한진 주식 3만주를 처음 매수했는데 1주당 취득단가는 3만1천490원이다. 이 회장은 같은 해 9월 이른바 ‘물타기’에 들어갔는데 조선내화가 처음 한진 주식을 취득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 회장은 이듬해에도 한진 주식 매수를 이어가면서 3월에는 주식 수가 8만6천215주까지 늘어났다. 마침내 같은 해 6월 1만5천주를 처분하면서 수익을 기록했고, 8월에는 추가로 8천500주를 매도했다.

이후에는 한진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매도 기회를 찾지 못했고, 2018년 12월 조선내화가 한진 주식을 블록딜로 처분할 때까지 6만2천715주를 들고 있었다. 조선내화의 한진 지분율이 5% 이하로 떨어지면서 지분공시 의무가 사라졌지만 이 회장은 남은 보유지분을 비슷한 시기에 모두 처분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조선내화는 지난해 KCGI에 320억원을 추가로 투자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KCGI는 조선내화가 투자한 자금으로 대림산업의 지주사격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을 확보했다. KCGI의 공격으로 대림산업은 ‘제2의 한진칼’로 불리고 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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