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브로 정책에 따른 사업자별 유불리 분석

정보통신부가 29일 발표한 와이브로(휴대인터넷) 사업자 선정 시기와 기술기준이 사업권 준비 업체들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와이브로는 언제, 어디서나 이동중에도 빠른 전송속도로 무선인터넷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KT-KTF 컨소시엄,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데이콤-파워콤-LG텔레콤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업자 수 등 구체적인 사업자 선정 방안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이날 정통부가 사업자 선정 시기와 기술 기준을 확정 발표하자 준비업체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큰 수혜를 받은 쪽은 SK텔레콤이고,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사업자는 데이콤-파워콤-LG텔레콤 컨소시엄이라는 평이다.

SK텔레콤의 경우 정부가 사업자 선정시기를 2005년 2월로 못박음으로써 유선통신 사업자들의 본격적인 이동·무선인터넷 시장 진입을 늦출수 있게 됐다. 반면, 데이콤 컨소시엄은 정부가 경쟁업체들만 참여해 온 국내 휴대인터넷 기술표준(HPi)을 근간으로 하는 기술 기준을 발표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불리해졌기 때문이다.

◆유선 통신업계, 2006년 하반기 상용화될까 우려

그동안 KT와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통신업체들은 정부가 와이브로 사업자 를 연내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야 2006년 상반기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통부는 2005년 2월 중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따라서 2006년 상반기에 와이브로를 상용화하기엔 시간이 부족할 전망이다.

사업자 선정후 각 사별로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 장비업체에 규격을 제안하고, 이에 따른 시스템을 구축해 상용화하려면 2006년 하반기나 돼야 가능하다는 설명.

와이브로를 조기 상용화해서 이동통신 업계의 WCDMA나 HSDPA 시장을 견제하려했던 유선통신사업자들은 불리해지는 셈이다.

한 유선통신 업체 관계자는 "SK텔레콤을 제외하고는 모든 준비업체들이 정부에 연내 사업자 선정을 주장해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선통신 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내년 2월 사업자를 선정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당초 말했던 2006년 상반기 상용화가 아니라 2006년 하반기에 상용화하겠다는 뜻"이라면서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에대해 SK텔레콤측은 "우리는 2005년 상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해도 되고 연내 해도 된다는 입장이었다"면서 "정부가 사업자 선정시기를 내년 2월로 못박은 것은 기술개발 추이와 장비 업체의 준비 정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데이콤, 기술성 평가시 불리해질 수도

이날 발표된 와이브로 기술방식은 IEEE 802.16 표준과 5가지 성능기준이다.

IEEE802.16표준은 국제기구에서 삼성전자, KT, SK텔레콤, 하나로텔레콤 등 국내 사업자와 ETRI, 인텔이 밀고 있는 기술표준이다.

우리 기업들이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를 통과한 국내표준을 기반으로 국제표준으로 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 하나로통신, KT, KTF, SK텔레콤 등 국내표준 기술(HPi) 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공동 연구비를 출연해서 2003년1월부터 2005년 말까지 2.3GHz 대역의 HPi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별도 포럼을 구성해 IEEE802.16 표준화에도 공동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콤 컨소시엄은 뒤늦게 와이브로 사업권에 뛰어들면서 아직 표준화 컨소시엄에 들어가지 못했다.

따라서 정부가 이날 발표한 기술기준을 기반으로 기술성 평가 항목에 연구개발 실적이나 지적재산권(IPR) 보유 문제를 반영할 경우 불리해질 수 있다.

데이콤 관계자는 "예전 기술개발 실적이나 IPR에서 불이익을 감수할 용의는 있다"면서도 "금년부터 컨소시엄에 들어가기 위해 요청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려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기술기준이 이렇게 정해진 만큼 다른 사업자들이 데이콤과 LG텔레콤 도 함께 표준화 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공평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경쟁사 관계자는 "정부의 사업자 선정 기준이 발표되지 않아 데이콤이 불리해질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데이콤은 길이 열려 있는데도 들어오지 않다 늦게 들어온 만큼 이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옳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데이콤이 사업권을 획득하기 위해 경쟁관계에 있는 회사들에 무조건 컨소시엄 참여를 허용해달라고 요청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도권, 강화될 듯

정부가 사업자 선정시기를 2005년 2월로 못박음에 따라, 와이브로 장비 공급업체인 삼성전자의 주도권이 강화될 전망이다.

한 통신사업자 관계자는 "3개 업체에 사업권을 준다고 했을 때 현실적으로 모두 삼성전자에 기대서 장비를 구축할 수 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삼성전자는 사업자들의 아이템별로 추가 규격을 받아 장비를 개발해야 하는 만큼, 삼성전자와 어떤 식으로 협의해 나가는가가 중요해져 결국 통신 사업자들보다는 삼성전자의 주도권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005년 말까지 와이브로 상용장비를 개발완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