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김양희(35) 씨는 아이들 간식용으로 어떤 걸 줄까 고민을 하다 구운 계란이 적절할 것 같아 스마트폰으로 티몬을 통해 상품을 주문했다. 그러나 김 씨는 배달된 포장재 안에 있는 구운 계란에 곰팡이가 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김 씨는 "그동안 구운 계란을 실온에 한 달 넘게 두고 먹으면서도 상한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어떻게 하면 구운지 며칠 안된 계란에 곰팡이가 피는 건지 이해가 안된다"며 하소연했다.
최근 계란 시장에서 훈제·반숙 등 가공란 판매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이커머스 업체가 '곰팡이'가 핀 계란을 버젓이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달 30일까지 자사 모바일 장보기 서비스인 '슈퍼마트'를 통해 '평강 안심 구운란 30구 1판'을 4천190원에 판매했다. 이 제품은 전북 김제시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평강이 제조·판매한 것으로, 티몬 외에도 위메프, 쿠팡, 11번가, G마켓 등 대부분의 이커머스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태다.
특히 티몬은 생필품과 신선식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슈퍼마트'를 통해 이 상품을 선보여 더 문제가 되고 있다. 슈퍼마트 상품은 티몬이 직접 유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티몬은 2017년 '슈퍼마트'를 론칭한 후 사업을 키우기 위해 적극 투자했고, 그 결과 지난해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 실적까지 영향을 줬다. 지난해 티몬 영업비용은 전년 대비 31.6% 증가한 6천227억 원을 기록했고, 신선식품 직매입으로 발생하는 상품원가매출이 76.6%, 운반비가 22.5% 늘었다.
티몬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신선식품 사업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올해는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 보다 현 수준을 유지하며 서비스를 개선하는 방향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티몬은 '곰팡이 계란'을 최근까지도 버젓이 판매해 '슈퍼마트'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었다. 서비스 개선은커녕 품질 관리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가공란은 별도의 조리과정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상품임에도, 곰팡이가 발견되자 이를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속출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구운란에 곰팡이가 핀 사진을 올려두기도 했다. 계란은 티몬 '슈퍼마트'가 전략적으로 가격을 최저가로 설정하는 대표 품목이다.
이 상품을 티몬에서 구입한 한 고객은 "슈퍼마트를 꾸준히 이용하면서 웬만한 상품 하자도 그러려니 했는데 이건 진짜 너무한 것 같다"며 "환불은 둘째치고 (구입한) 두 판을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할 생각을 하니 더 짜증이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은 "한 두 개도 아니고 반 이상이 곰팡이가 핀 상태로 왔다"며 "곰팡이뿐만 아니라 냄새도 심하게 난다. 팔지 말아야 할 물건을 판 티몬에 대한 신뢰가 확 무너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티몬 관계자는 "업체 창고에서 가지고 올 때 구운란에 실금이 간 후 상온에 둔 탓에 곰팡이가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문제를 발견하자마자 바로 구매자 전원에게 사과의 메시지와 함께 보상했고, 해당 물량은 전부 폐기했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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