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업체들의 손실 규모도 눈덩이로 불어나고 있다. 각 기업들의 지난해 성적표가 속속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업계의 적자 규모를 주도하는 쿠팡이 다음주 예상대로 8천억 원 이상의 적자를 발표할 경우 이커머스업계는 지난해에만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쿠팡, 위메프, 티몬 등이 경쟁하는 이커머스 업계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전년보다 2천억~3천억 원이 늘어난 1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주요 업체들의 총 영업손실액은 현재 1천838억 원으로, 쿠팡이 전년보다 대폭 늘어난 8천억 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경우 시장 전체는 총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5일 실적을 발표하는 쿠팡은 지난해 매출과 적자가 동시에 대폭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은 전년보다 2조 원 가량 더 늘어난 4조 원대 중후반, 영업 손실은 8천억 원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2017년 기준 매출 2조6천846억 원, 영업손실 6천388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대비 매출은 40.1%, 영업 손실은 13% 증가했다. 영업 손실의 경우 2015년 5천470억 원, 2016년 5천653억 원으로, 최근 3년간 누적적자만 1조7천억 원에 달한다. 창업 후 2017년까지 누적적자는 2조6천억 원을 넘어섰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티몬도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손실도 함께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 늘어난 4천972억 원, 영업손실은 7% 증가한 1천254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실적을 공개한 위메프와 11번가는 지난해 각각 390억 원, 67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전년보다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485억 원)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영업 이익이 22%나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업체들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외형 성장을 하고 있지만, 주도권 장악을 위한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올해는 롯데와 신세계 등 신규 대형 사업자들까지 가세하면서 경쟁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어 수익성 악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각 업체들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심정으로 최근에도 투자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2천5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티몬은 2017년 500억 원, 지난달 5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수혈받았고, 2015년, 2016년에도 각각 846억 원, 800억 원대의 자금을 끌어들였다. 지금까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서 투자 받은 금액은 총 3천억 원 이상이다. 올해 온라인 법인을 신설한 신세계 역시 1조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시장 경쟁에 본격 나설 채비를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이커머스 업체들이 외형 고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출혈 경쟁 속에 경쟁자도 더 많아지면서 적자를 키우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그동안 누적된 적자규모,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 등을 고려할 때 이른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탈출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기업이 명확히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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