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12일 오후 9시 15분께 열린우리당 선대위원장과 22번의 비례대표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당 의장직 역할도 총선후 무한책임지겠다고 밝히고, '신지역주의 부활저지와 탄핵세력 심판을 위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정 의장은 초췌한 모습으로 이날 밤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탄핵세력의 심판을 위해 나의 모든 것을 던지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의장은 "오늘은 의회 구테타가 일어난 지 만 1달이 되는 날"이라며 "죄인된 심정으로 역사적인 일에 대해 본질을 못지켜낸 데 대해 국민께 사죄한다"면서 최근의 당 지지도 하락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부패세력, 탄핵세력이 4월15일 저녁 승리의 만세를 부르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다"며 "이제 저희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오늘 92명의 철학교수님들이 지역주의 망령에 대해 우려하는 성명을 낸 심정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희생하겠다"며 "역사와 국민여러분의 힘을 믿는다"고 '탄핵심판론'을 호소했다.
그는 당 의장직에 대해서는 "선거결과에 따라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4.15 총선후 의장직 사퇴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임을 시사했다.
박영선 대변인은 "(정의장의 사퇴는) 혼자서 결정하신 일"이라며 "탄핵 1달을 맞아 역사적인 배경이 희석되고 있는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직후 정동영 의장은 중앙당 1층 대회의실로 내려가 곧바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는 의원 및 당직자 40∼50명이 동참했으며, 비밀회의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기자들에게 10분 여 동안 사진촬영의 기회를 준뒤, 모두 내보내고 문을 잠근 채 스티로폼 등으로 유리 부분을 가렸다.
정 의장은 13일 오전 8시30분 비상선대위 회의를 열어 선대위원장직 사퇴와 비례대표 후보 포기를 결심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선대위의 양해를 구한 뒤 오전 9시 '국민과 당원들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정 의장의 발언 전문
"오늘은 3·12 의회 쿠데타가 일어난지 만 한 달이 지난 날 입니다. 저는 오늘 광주·제주에가서 무릎꿇고 사죄했습니다. 국민주권을 지키지 못한 죄인 된 심정으로 4·15 선거는 선거가 아니라 역사라는 본질을 지키지 못한 죄인으로 사죄했습니다.
부패세력과 지역주의세력이 다시 살아니고 있습니다. 탄핵세력들이 다시 커져서 4·15 이후에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통령의 탄핵을 관철시키겠다는 음모가 있습니다.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저 스스로를 던져서라도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구해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이 대통령을 탄핵해 놓고 만세를 부르는 광경을 상상할 수 없습니다.
탄핵관철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대통령을 살려내기 위해 책임을 다 하겠습니다.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저는 선대위원장, 비례대표직을 사퇴하겠습니다.
당 의장으로서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당은 내일 모레 마지막까지 분투하겠습니다. 지역주의, 부패 세력 등 본질을 살려 달라고 전국 철학교수 92명이 성명을 냈습니다.
다시 망령이 살아나서는 안된다고 호소했습니다. 나도 같은 심정을 가지고 비장한 각오로 단식에 들어가겠습니다. 4·15 이전의 대한민국과 이후에 대한민국이 달라질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도록 무엇이든지 다 할 것입니다. 도와주십시오. 국민이 도와주면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4·15는 역사가 될 것이다. 감사합니다."
김현아기자 chaos@inews24.com권해주 기자 postm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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