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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1020 핫 브랜드로 부활한 '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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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본사, 韓 지사서 인수한 최초 사례…리뉴얼 성공으로 '가치 상승'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복고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10대들의 '핫 아이템'으로 떠오른 브랜드가 있다. 1990년대 유행했던 큰 로고 티셔츠, 운동화에 현대적 감성을 입힌 제품을 선보인 후 매출이 급격하게 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휠라'의 이야기다.

'휠라'는 1992년 한국에 론칭되자마자 당시 젊은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패션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노후화된 이미지와 경쟁력 약화로 한 때 '중장년층 브랜드'로 불리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이후 젊은층을 겨냥해 과감하게 브랜드 리뉴얼을 실시, 기존 30~40대 이상 고객층을 20대 이하로 낮추기 위해 노력한 결과 주요 소비층인 10~20대가 좋아하는 브랜드로 떠오르며 2017년부터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을 이어오던 패션업계에 최근 복고 열풍이 불면서 1990년대 브랜드들이 재주목 받고 있다"며 "그 중 '휠라'가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자존심' 휠라, 스포츠 마케팅 효시 열어

20세기 초 이탈리아 비엘라 지역에서 탄생한 '휠라(FILA)'는 '이탈리아의 자존심'이라 불릴 만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했다. 1911년 이탈리아 비엘라(Biella)에서 목공업에 종사하던 휠라가(FILA家) 삼형제가 니트웨어와 언더웨어 사업을 시작하며 만든 '휠라'는 1923년 남성과 여성, 아동라인까지 확장하며 본격적인 사업체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며 '휠라'는 니트로 된 이너웨어 대신 피팅감과 기능성을 더한 스포츠웨어로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피케 티셔츠를 중심으로 한 화이트 라인이 이 시기에 탄생했으며, 브랜드 로고체도 완성됐다. 또 자동차로 유명한 피아트 그룹이 인수하며 '휠라'는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떠올랐다.

'휠라' 관계자는 "당시 휠라는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테니스 스타 비욘 보그에게 색채감이 돋보이는 휠라 의류를 스폰하며 '스포츠 마케팅'의 효시를 열었다"며 "이후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후원하며 활발한 스포츠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휠라'는 미국에서 의류에 이어 처음으로 신발, 스포츠화 분야에 도전했다. NBA 스타들의 인기가 절정에 달했던 1990년대 프로선수들이 착용한 하이탑 농구화는 시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군림하기도 했다. '휠라'는 제리 스택하우스, 그랜트 힐, 케빈 존슨 등 NBA스타들의 시그니처 제품을 제작해 대히트를 기록했으며, 당시 제품들은 '휠라'의 아이코닉 아이템이 돼 큰 사랑을 받았다.

'휠라' 관계자는 "이탈리아 특유의 패션 감각을 스포츠 기술력과 접목해 지금도 많은 이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며 "100년 이상의 긴 시간만큼이나 특별한 스토리들이 많다"고 밝혔다.

◆'월급쟁이 신화' 윤윤수 회장, 글로벌 본사 인수

'휠라'는 2001년까지만 해도 전 세계 50개국, 9천여 개 매장에서 약 1조9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 나이키·리복·아디다스에 이어 스포츠 브랜드로는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국내에는 1991년 이탈리아 본사의 한국 법인으로 휠라코리아가 설립되며 진출했다.

그러나 유럽시장의 부진 여파로 경영이 악화되면서 휠라그룹은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수 년간 적자가 계속되고, 은행 부채, 경영상태 불안정이 이어지자 휠라홀딩스의 지주회사인 HDP가 그룹 구조 개편을 위해 결국 매각키로 결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당시 연봉 22억 원을 받아 '월급쟁이 신화'로 불리던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은 현지법인 지사장이었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고 2003년 6월 '휠라' 본사를 사들였다.

평범한 월급쟁이 사원에서 출발해 억대 연봉을 받는 CEO 반열에 올라 주목받던 윤 회장은 휠라코리아를 급성장시키며, 휠라그룹으로부터 "휠라가 태어난 곳은 이탈리아지만, 휠라를 꽃피운 곳은 한국"이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신임을 받던 상태였다. 또 엔리코 프레시 전 휠라그룹 회장은 "휠라인들이여, 휠라코리아를 보고 배우라"고 말할 정도였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2005년 법인 독립에 이어 2007년 글로벌 휠라 본사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며 "국내 경영진이 글로벌 브랜드 본사를 인수한 것은 유례가 없던 일로, '꼬리가 몸통을 삼켰다'는 평을 받으며 성공적인 M&A 사례로 지금도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韓 인수된 후 美·中 등 해외서 인기가도

'휠라'는 윤 회장에게 인수된 이후 기업을 상대로 한 B2B(Business to Business) 위주로 비즈니스를 재정비했다. 또 안정세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 몇 년 후 B2C(Business-to-Customer)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해외 각 지역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기 시작한 '휠라'는 특히 미국에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자회사로 운영 중인 미국 휠라USA는 2007년 윤 회장 측에 인수된 후 유통과 브랜드 운영 정책 전반을 재정비해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휠라가 플래그십 스토어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에서 신발을 도매 위주로 팔도록 유통방식을 바꾸는 대중화 전략으로 전환했다"며 "휠라USA의 매출 대부분을 신발이 책임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또 중국에서도 현지 유명 스포츠 기업인 안타와 합작해 세운 '휠라차이나(법인명 풀프로스펙트)' 역시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지역 내 약 1천여 개 매장을 운영할 만큼 매년 고속 성장하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휠라'는 세계 유수 브랜드 및 디자이너와 이색 협업을 잇따라 진행해 관련 제품들이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유명 편집숍에 줄지어 입점되는 등의 성과를 거두며 글로벌 브랜드로 한층 더 성장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올해 9월에는 브랜드 역사상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하나인 '밀라노 패션위크 2019 S/S' 참가도 앞두고 있다"며 "스포츠는 물론 전 세계 패션 시장에 휠라의 브랜드 파워를 입증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대대적 리뉴얼로 '제2의 전성기' 누려

'휠라'는 2016년 봄 30~40대가 주고객층이었던 브랜드를 10~20대가 찾는 브랜드로 변화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2015년 윤근창 대표는 휠라USA에서 한국으로 넘어와 미국 턴어라운드 성공 경험을 국내 시장에 맞게 접목하며 대대적이면서도 체계적인 리뉴얼 작업을 준비, 진두지휘했다.

2016년 출시된 '코트 디럭스' 슈즈가 대표적인 예로, 테니스화를 모티브로 복고 무드를 반영한 이 제품은 그해 9월 출시 이후 50만 족 가량이 판매됐다. 예상치 못한 판매 호조에 휠라코리아 측은 이듬해 판매 목표치를 50만 족에서 80만 족으로 늘렸다. 또 휠라의 로고를 전면에 배치한 티셔츠도 2016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휠라'는 10대 배우 김유정을 모델로 선정하는 등 '아재패션' 대표 브랜드 탈출을 선언하고 젊은층 공략에 공을 들였다. 또 기존 백화점과 가두점 중심의 유통전략에서 벗어나 'ABC마트', '폴더' 등 홀세일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등 유통망에 변화를 주며 젊은층의 수요를 흡수했다.

휠라코리아 관계자는 "10~20대를 주 고객층으로 하게 되다보니, 리뉴얼 시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소싱력을 강화해 생산 단가를 낮춰 그만큼의 혜택을 고객에게 돌리기로 결정, 합리적인 가격대에 제품을 출시하며 국내 신발 시장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업계에서 '휠라'는 브랜드 리뉴얼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는 평을 받으며 재주목받기 시작했다. 또 2017년부터 실적 역시 상승 국면으로 전환됐다. 회사 측은 성공 요인으로 ▲소싱력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가격 정책 ▲홀세일(도매형태) 유통채널 병행 전략 ▲100년 이상의 헤리티지를 강화한 제품 전략 ▲글로벌 협업 및 1020 대상 쌍방 커뮤니케이션 강화 마케팅 전략 등을 꼽았다.

'휠라' 관계자는 "고객 성원에 보답하고자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점차 높아지고 있는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만족할 수 있을 만큼 트렌디한 디자인, 좋은 품질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지속적으로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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