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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조정 결과에 '불수용' 한화생명…금감원 "재조정 의미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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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금융감독원장 16일 기자간담회…"의견 낼 기회 있을 것"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한화생명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권고에 따르지 않겠다는 의견서를 내놓으면서 즉시연금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더 치열해졌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처음으로 추진한 소비자중심 금융개혁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오는 16일로 예고된 윤 원장의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어떤 입장이 나올 지를 두고 업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한화생명 "분조위 결정 따르지 않겠다"에 금감원 "전례 없는 일"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즉시연금 미지급금 사태와 관련한 분조위의 분쟁조정 결과에 불수용 의견서를 제출했다.

한화생명은 당초 마감일보다 하루 빠른 9일 금감원 분조위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다수의 외부 법률자문 결과 약관에 대한 법리적이고 추가적인 해석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한화생명은 이번 불수용이 지난 6월 12일에 분쟁조정 결과가 나온 민원 1건에 국한된 것이라고 특정했다. 앞서 분조위는 6월 한화생명을 상대로 한 즉시연금 미지급금 지급 민원을 받아들여 지급 권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화생명은 이후 분쟁에 대해서는 법적인 판단을 거친 뒤 모든 고객에게 공정한 결론을 내리겠다고 부연했다. 금감원 추산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삼성생명에 두 번째로 미지급금 규모가 크다. 대상자는 2만5천명에 금액은 850억원으로 추산된다.

보험사는 물론 전 금융권을 통틀어 분조위의 결정 자체를 거부한 전례가 극히 드문 만큼 금감원도 당혹감을 드러냈다.

금감원 분조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분조위의 결정 자체를 불수용한 건 처음이 맞다"며 "본래 조정의 절차는 쌍방이 수락을 해야 효력이 발생하는 만큼, 한화생명이 거부의사를 밝혀 당초 분조위 결정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10일까지 의견서를 전달해야 했지만 한 차례 시기를 미뤘다. 당시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의 상품 약관에는 금리가 떨어질 경우 등 외부 요인에 따른 환급금 변동이 적혀 있어 면책 가능성을 두고 법적, 경영적 판단을 지속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내부적인 판단을 완료해 제출한 시기는 예상보다 하루 일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감 일자보다 하루 일찍 제출한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를 담은 일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숙려기간을 보장 받았고 충분히 소급한 후 의견서 유예기간까지 거친 뒤 제출해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보다 한 단계 더'…취임 100일 앞둔 윤석헌 '입'에 쏠린 눈

한화생명의 불수용 결정은 삼성생명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삼성생명은 지난 26일 즉시연금 미지급금 일괄구제안을 이사회에 상정해 부결하고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삼성생명은 결정이 끝난 직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일괄지급은 법적인 쟁점이 크고 지급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이사회가 결정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다"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결정은 민원 건에 대해서는 차액을 지급하되 전건 처리는 거부한다는 뜻으로, 금감원의 전액 지급 권고는 거절하지만 분조위의 결정은 따른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한화생명은 분조위의 결정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답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다른 보험사의 경우 분쟁조정 결정을 수용하고 다른 계약자들에게는 적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지급'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한화생명은 약관의 해석을 두고 분쟁의 소지가 남아있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동일한 사례에 대한 또 다른 민원을 거듭 조정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사례자가 분조위에 민원을 제기하더라도 같은 결론이 반복돼 실익은 없다는 게 분조위 관계자의 이야기다. 분조위 관계자는 "유사 사례에 대한 민원을 재조사해 판단한다고 해도 (한화생명 측에서) 해당 사례와 같은 유형에 대해서 수용할 수 없다는 의견을 보였기 때문에 실익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윤석헌 금감원장의 16일 취임 100일 기념간담회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첫 성과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이 연이어 반기를 들자 윤 원장도 입장을 내지 않겠느냐는 추론이 무성했다.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조찬간담회도 24일 치러진다. 윤 원장은 10일 "조만간 정리해 발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허인혜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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