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안희권 기자] 웨어러블 기기 선두업체 핏빗이 지난해 8월 야심차게 내놨던 스마트워치 아이오닉의 판매부진으로 매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4분기 실적도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분기 적자가 5분기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핏빗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지난해 12월보다 35% 하락했다.
알리시아 리스 웨드부시증권 애널시스트는 "매년 줄고 있는 기기 판매량과 분기 적자로 회사의 수익성 개선이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여 투자자의 신뢰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시장분석가들은 핏빗의 실적저조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가 돌파구를 찾아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핏빗, 고전중에 가능성 보여
지난해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애플이 55%, 삼성전자가 11%를 차지할 정도로 두 업체에 편중돼 경쟁사가 기존 제품과 비슷한 기능, 디자인, 가격으로 이 시장을 잠식하기 어렵다.
핏빗은 이런 시장 상황을 인식하고 스마트워치 판매 경쟁보다 이 제품을 활용해 기업고객의 건강관리 서비스로 매출성장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핏빗은 최근 헬스케어 전문 플랫폼 업체 트윈헬스를 인수해 이 사업을 한층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용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은 최근 급부상하는 분야다. 아마존도 투자 귀재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투자사 제이피모건 등과 손잡고 헬스케어 서비스 자회사를 만들어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시장은 서비스가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구현되기 때문에 웨어러블 기기 강자인 핏빗에게 유리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 웨어러블 시장은 2017년 1억1천320만대에서 매년 18.4%씩 늘어 2021년 2억2천200만대로 2배 커질 전망이다. 핏빗은 판매량 기준에서 여전히 이 시장을 장악하며 선두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점쳐졌다.
IDC는 이 기간 애플이 고가와 중저가 모델로 이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할 기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애플은 단말기의 의존도가 높아 서비스 상품을 활성화하기 쉽지 않다.
반면 핏빗은 파트너 제휴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확대할 수 있어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제휴전략, '서비스모델 성장' 토대 마련
핏빗은 지난해부터 기업고객을 겨냥한 직원들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고 있으며 이 사업에 필요한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이나 기관과 손을 잡고 있다. 핏빗은 웨어러블 기기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시장분석가들은 핏빗이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 언더아머에서 기술업체인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다양한 업체등과 손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핏빗은 지난해부터 타겟이나 유나이티드헬스같은 기업고객을 겨냥해 프리미엄 기업 건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당뇨병 전문 솔루션 업체인 덱스컴과 제휴를 맺고 핏빗의 아이오닉 스마트워치와 덱스컴의 혈당 모니터링 시스템을 연동했다. 핏빗은 수면중 무호흡 증상을 체크할 수 있는 모니터링 솔루션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핏빗은 월 40달러에 개인 맞춤형 트레이닝 건강관리 서비스인 핏빗코치(구 핏스타앱)로 개인 이용자까지 공략해 서비스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핏빗은 최근 인수한 트윈헬스 플랫폼을 기존 건강관리 서비스와 통합해 이를 더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핏빗은 이미 메사추세츠 제너럴병원, 조슬린 당뇨병센터 등을 포함한 여러 대형 의료 기관들과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핏빗은 핵심사업을 고마진의 가입형 소프트웨어 기반 프로그램 중심으로 재편시켜 재도약을 꾀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분기 핏빗의 프리미엄 서비스 고객수가 2천500만명에 이르며 증가율이 75%에 이르는 것에서 성장 잠재력을 감지할 수 있다.
핏빗은 미국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트윈헬스의 플랫폼을 활용해 그동안 지적받았던 신뢰성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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